[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하 연준) 의장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100억달러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결정했고 옐런 의장은 처음으로 금리 인상이 내년 봄에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 관련해서 여러 차례 출렁였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 3월 FOMC에서 연준은 월 6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키로 했다. 또한 연준은 실업률 목표치 폐지에 따른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로 단기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 경기전망 등 광범위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금리 인상 결정이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했으나 채권매입 종료 6개월쯤 뒤에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현재 속도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해 나간다고 가정하면 오는 12월 회의에서 종료될 수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지표를 제시하지 않았고 모호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향후 연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2015년 하반기나 2016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해왔지만 옐런 의장의 언급대로라면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대두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준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흥국 투자심리가 동요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어 주식시장의 혼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과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학습효과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6월 이후 FOMC를 전후로 한 미국과 한국 증시의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에서도 미국증시는 FOMC 이후 상승세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회의 이후에도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을 뿐 아니라 외국인도 매도 규모를 늘려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현 수준에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경우 주요 이평선 밀집구간에 진입하는 데다 1950선이 지난 2011년 이후 평균 지수대로 주요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매물 소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더라도 대외변수에 대한 검증과 매물소화 과정을 거치며 계단식 상승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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