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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활동’ 국정원 직원, 검찰조사 때와 달리 법정서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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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트위터 활동을 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 법정에서 기존 진술을 뒤엎거나 “기억이 안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17일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모씨는 검찰 측 신문에 거듭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사안조차 기억나지 않느냐는 재판부의 지적이 이어지자 그는 말끝을 흐리거나 동문서답하는 등 애매모호한 답변을 늘어놨다.

그는 심리전단 안보5팀에서 트위터 활동을 전담한 직원으로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그의 이메일에 보관된 파일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트위터 활동방식 등 핵심적인 수사 단서를 확보한 바 있다.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에 단초가 된 것이다.


김씨는 검찰 조사 당시 파트장으로부터 전달받은 그날의 ‘이슈 및 논지’를 정리해 이메일 등에 보관했다고 진술했으나 이날 법정에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논지를 따로 받진 않고 알아서 대응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그는 검찰 조사에서 2012년 2월 안보5팀이 신설됐을 때 트위터 계정 15개를 만들고 다른 직원으로부터 15개를 받은 뒤 총 30개의 계정을 사용해 트위터 활동을 했다고 말했으나 이날 법정에선 “착각이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씨는 이외에도 “국정원 청사 인근 카페 출입을 최소화하라는 등의 주의사항이 정리된 ‘업무매뉴얼’을 받아본 적 있느냐” “‘내게 쓴 메일함’에서 발견된 파일은 본인이 저장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검찰 측 신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자신이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메일 첨부파일에서 발견된 ‘사이오지논’이라는 글은 4월 25일의 논지(지논은 논지를 거꾸로 한 말)를 뜻하는 것인지, 파일로 발견된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다른 직원의 것과 겹치는데 계정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지 등을 캐물었다. ‘사이오지논’이란 파일에서는 4대강, 자유무역협정(FTA), 복지포퓰리즘 등의 이슈가 정리된 내용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모른다는 답변을 이어갔다.


김씨가 이 같은 태도로 증인신문에 임하자 재판부는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지 말고 묻는 말에 답하라” “본인이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도 기억 안 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하루에 활동한 트위터 건수를 묻자 김씨는 긴 침묵을 이어가다 “하루 평균 직접 작성한 트위터글은 3~4건, 리트위트한 글까지 합쳐 총 활동한 글은 30~50건 된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것이 하루 업무의 전부냐”고 되물었고 김씨는 “그렇다. 나머지는 검색하는 시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다음 공판은 18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이날은 또 다른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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