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근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에도 꽃샘추위가 닥쳤다. 외국인이 점차 돌아오는 등 반등 기미가 나타나며 따뜻한 3월의 봄날 증시가 예견됐으나 중국발 꽃샘추위에 코스피가 1930선대까지 내려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 추위가 꽃샘추위로 끝날지 아니면 길게 이어지며 한동안 겨울날씨가 지속될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으나 기대는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2014년 증시를 전망하면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 중국의 개혁정책이 가속화될 경우 경기의 급랭 가능성을 중요한 위험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성장률 7.5%, 물가억제 목표치 3.5%는 당초의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 리커창 총리가 사회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최저 성장률로 제시했던 7.2%보다 상당히 강화된 정책 의지다. 중국 정부가 급격한 경기둔화가 실업과 기업파산을 야기해 개혁 자체를 좌초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번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는 고질적인 철강, 시멘트 등의 생산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과잉산업의 구조조정 또한 확인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최근 중국 최초의 역내 회사채 디폴트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경색과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과도하다. 지난 1월 공상은행이 위탁 판매한 중성신탁상품(CCT)의 부도 가능성이 제기된 전후 상황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은 상당 기간 개혁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의 불안을 관리하는 양면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개혁 어젠다를 추진하면서 안정성도 강구하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전인대에서 투자 증가 목표치는 지난해 19.6%에서 17.5%로 크게 낮춘 반면, 소비 증가는 13.5%에서 14.5%로 높였다. 이를 종합할 때 국내 주식시장이 주목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중국 정부의 정책이 성장으로 반보 이동한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둘째, 과잉투자 산업발 우려는 산발적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시스템 리스크와 구분돼야 한다.
일련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2분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섹터별로는 수출기업 중에는 자동차를, 내수관련주는 은행, 건설, 건자재, 내수소비 등을 선호한다. 완화된 엔화 약세 우려와 유럽의 경기 회복·수요 개선이 자동차에 우호적이다. 부동산발 경기 회복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건설이나 밸류에이션과 향후 발생할 비용을 감안한다면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 은행은 주택대출보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익성 높은 대출 증가로 마진 개선과 향후 충당금 환입 이슈 등이 긍정적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전일 코스피가 1.6%나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하락의 원인은 첫째, 중국발 금융위기설이 부각됐다. 차오리(태양광, 시가총액 22억위안)에 이어 바오딩 톈웨이(에너지, 시가총액 59억위안)도 디폴트가 났다. 둘째, 국내의 경우 건설을 중심으로 한 내수업종이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정책 기대감이 있었던 건설업종은 전일 3.2%나 급락했다.
그러나 중국의 낮은 시보 금리 수준과 하락하고 있는 신용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금융위기설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과열 억제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주택가격 지표로 판단할 때 침체를 논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1월 국내 주택거래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2~4월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량은 재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1분기 중 가계 대출수요도 기준선 이상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의 상승모멘텀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박스권내 횡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일 급락은 다소 과도했다고 판단된다.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가격조정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회복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급락의 특징 중 하나는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주식들이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시현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기대치가 없고 이익규모가 증가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점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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