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 논란 속 매출 급증...네이버 7% 감소, 다음 0.4% 증가에 그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구글이 지난해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서 13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영향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 구글이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속에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세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이라면 머지않아 시장 2위 사업자인 다음의 매출도 역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광고 시장은 정부의 규제 공세로 국내 업체는 정체된 반면 구글의 점유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약 102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400억원 정도로 추정된 전년 매출액보다 2배 이상 뛴 실적이다.
여기에 유튜브를 통한 광고 매출 약 175억원(업계 추정치), 검색 키워드 광고로는 85억원, 모바일 광고 애드몹을 통해 약 4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국내서 1300억원 대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온라인광고협회가 발표한 '2013 온라인광고 시장규모'에 따르면, 구글의 급성장으로 작년 국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액(6444억원)은 예상을 깨고 전년보다 7% 상승했다.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석권하고 디스플레이 광고 네트워크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구글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구글의 광고 매출이 급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포털들을 위협하는 '구글 쇼크'는 이미 현실화됐다.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의 지난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3235억원으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네이버의 매출 감소분을 구글이 가져간 셈이다.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 광고에 주력하는 다음도 고작 0.4% 증가한 230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와 같은 성장세론 구글이 올해 다음의 매출액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스마트폰의 90%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택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 영향력은 더 높아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총 모바일 매출액(4786억원) 가운데 9%에 해당하는 약 4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의 수익 증가는 역차별에 따른 경쟁 우위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네이버와 다음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등 정치권의 규제 공세에 직면하는 동안 구글이 세를 키워왔다.
하지만 구글은 영업 마케팅에 주력할 뿐 국내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는 내놓지 않고 있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토종 기업들의 지배력이 강한 한국 시장에서 광고 영업을 통한 수익만 챙기고 실질적인 사업활동에는 의지가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영업 강화로 점유율을 늘려 온 구글은 지난해 돌연 대행사에 수수료 지급을 전면 중단하는 '갑(甲)질'의 모습도 보였다.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는 광고주가 포털 등 매체에 광고비를 지급하면 매체가 광고 대행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러한 관행을 따라오던 구글은 지난해 국내 포털들에 대한 규제 공세에 거세진 사이 글로벌 정책에 따른다는 이유로 정책을 변경했다.
업계 반발이 심해지자 구글은 최근 목표 실적을 달성하면 수수료를 지급하는 성과급 개념으로 바꿨지만 대행사들이 성과급을 받기 위해 국내 포털사에 돌아가는 광고비가 줄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 받고 있는 틈에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며 "유튜브 플랫폼이나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기반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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