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경제 정책의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 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테이퍼링을 통해 돈살포 규모를 줄이고 미국이나 각 국의 금리 인상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의 분위기를 전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금까지는 경제를 위기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부터는 성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위기 이후 성장을 위한 경제주체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까지 각국 중앙은행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비전통적인 방법을 활용하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이 '원칙'과 '정상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대규모 돈살포, 이른바 양적완화(QE)다.
김 총재는 이어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의 흐름에 동참하면서 발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시대의 변화를 빨리 타지 못하면 정책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는 금리 인상을 독촉하는 뉘앙스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달 새해 첫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해 8개월 연속 같은 수준에 묶었다. 김 총재의 임기는 다음달 말까지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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