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원 가주한미포럼 대표 - 위안부 할머니 '나눔의집' 방문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올해 안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기림비를 2개 이상 더 세워 비극적 역사를 널리 알리겠다.”
미국 한인단체 가주한미포럼을 이끌고 있는 윤석원(67·사진) 대표는 9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이날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을 만나 손을 잡고 “좋은 소식이 있을 때까지 건강하시고 운동도 많이 하셔야 한다”며 안부를 묻고 용돈을 드리기도 했다. 특히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해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김군자 할머니(88)에게는 “7월 미국 글렌데일 소녀상 건립 1주년 행사 때 미국으로 초청할 테니 운동을 많이 하세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주 글렌데일시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평화의 소녀상’을 글렌데일 시립 공원에 세우기 위해 시의회와 여러 인권·사회단체를 만나 설득했으며 건립 아이디어와 비용도 직접 마련했다.
그가 이렇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기림비 건립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윤 대표는 “2007년 마이크 혼다 의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작정 한인들이 만든 가주한미포럼을 찾아갔고, 결의안 통과 후 기림비 건립 사업의 책임자가 됐다.
지난달 31일 한국을 찾은 윤 대표는 글렌데일 소녀상에 이어 추가로 기림비를 건립하기 위해 글렌데일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조각가 부부를 만나 세부계획을 함께 논의했다. 김씨 부부는 글렌데일 소녀상뿐만 아니라 서울·고양·거제시의 소녀상을 만들기도 했다.
추가 기림비 건립에 대해 그는 “건립 지역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해당 시의원들을 상대로 계속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한 곳은 구체적인 윤곽이 잡혔는데 서 있는 모습의 소녀상으로 7월 말 이전에 세울 계획이며 다른 한 곳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비석 형태로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상·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준수 촉구 조항을 포함한 2014년 세출법이 통과되고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것에 대해 그는 “인류 보편의 인권과 존엄성에 대해 경각심을 깨우치자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세계가 인정하는 전쟁 범죄라는 점을 부각해 국제사회와 뜻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나눔의 집을 떠나기 앞서 앞마당에 건립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9명의 동상 앞에서 묵념한 뒤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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