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과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흉흉한 가운데서도 설 명절을 맞아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오랜만의 해후로 반가움이 큰 가운데서도 현실적인 이슈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조류독감은 물론 허술한 개인정보 취급에 따른 추가피해 가능성,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이 주요 주제다. 또한 전세금이 집값의 70% 시대에 도달한 현상으로 인한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도 뜨거운 관심사로 지목된다. 평균 전세가율이 70%에 도달했다는 것은 특정 단지의 경우 매매가에 근접한 경우가 있음을 뜻한다. 갈수록 치솟는 전세금으로 인한 부담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시장보다는 전세시장 강세를 점치고 있다. 전세가율 70% 시대의 주택시장을 분석해본다.<편집자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전셋값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했다는 일반적인 통계보다 세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전셋값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강북구 미아동의 '미아뉴타운 두산 위브' 85㎡로 2012년 말 1억9000만원에서 1월 4주 현재 2억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상승폭이 48%에 달한다. 재계약을 선택한 세입자는 1억원을 더 냈다는 계산이다. 전세금이 급상승으로 가계부담이 불어나며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곳만이 아니다. 도봉구 방학동 대상타운 현대 164㎡는 3억30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1년새 1억4500만원 올라 4억7500만원이 됐다. 이밖에 서대문구 남가좌동 래미안남가좌 2차 114㎡는 1년 전 2억8000만원이었던 전셋값이 1억2000만원 올라 4억원이다.
시설이 노후한 재건축 예정인 아파트도 전세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3차 99㎡는 3억500만원에서 1억3000만원 오른 4억3500만원, 서초동 진흥아파트는 3억2500만원에서 1억2500만원 상승해 4억5000만원이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1·2차 82㎡도 각각 1억원씩 올라 3억1500만원에서 4억2500만원이 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의 매수는 관망세가 지속돼 매물은 줄고, 전세선호 수요는 꾸준히 많은 탓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와 서울의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3년 한해 동안 서울(6.78%), 인천(5.38%), 경기(7.59%) 모두 전셋값이 폭등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았다. 강북(6.17%)의 경우 전 지역이 상승했다. 성동구(9.37%), 중구(8.39%), 도봉구(8.19%) 순으로 올랐다. 강남(7.39%)에서도 강서구(9.65%), 강남구(8.56%), 송파구(8.50%) 순으로 상승했다.
매매가는 하락세, 전세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경기도와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매매가가 전셋값의 90%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세입자들은 집값에 근접한 전세가율에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매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경기도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가율이 높아져도 세입자들은 융자 없는 집만 골라서 들어간다"며 "2년 후에 전세금이 내려갈 수도 있고 매매가도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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