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영주]
“학교선택권 침해, 지역인재 역외유출 심화”
전남교육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전라남도 평준화지역 일반고 신입생 배정방법 개선을 위한 용역’ 결과가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지역인재의 역외유출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전남교육정책연구소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3단계 추첨배정방식(1단계 50%, 2단계 30%, 3단계 20% 배정)은 성적 우수 학생들의 일부 희망학교에 대한 인위적 ‘쏠림’ 현상이 지속돼 기타 학교들에는 우수 인재 기근사태가 발생하면서 서울대가 시행하고 있는 지역균형선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남교육정책연구소는 개선을 위한 용역 결과 해당지역 학생들을 중학교 내신 70%와 선발고사 점수 30%를 합계해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눈 뒤 학생들의 고교지원현황을 기초로 상위 1등급을 해당지역 전체 고교에 고루 배분하고 2등급부터 9등급까지의 나머지 등급 학생들도 고루 배정함으로서 전체 일반고의 대학진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은 ‘전라남도 평준화지역 일반고 신입생 배정방법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여수, 순천, 목포지역에서 각각 개최했다.
하지만, 공청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전남교육정책연구소의 용역결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목포지역 김 모 씨(49)는 “목포 A여고의 경우 학교 측의 학생지도 능력이 학부모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올해 성적 우수 학생들이 집중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상위 학생들의 경우 새로운 9등급 강제 배정방식은 1지망 합격률이 10%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돼 타 지역 명문고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반고 사이에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해당 고교교장의 경영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 개발이 우선”이라며 “이번 용역결과는 비인기 학교의 진학실적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수열 목포대 교수는 “학부모가 자녀들을 교육능력이 탁월한 고교에 진학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용역결과는 학교 간 경쟁을 통한 발전의 원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현재 목포시가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거액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노력들은 이 안이 시행될 경우 지역인재의 역외 유출로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제시된 개선안은 공청회 등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고입전형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수용 여부와 적용 시기는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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