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금융사 개인 정보유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이동통신사의 스미싱ㆍ스팸 문자 차단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용자에게 전달을 시도하는 불법 문자 건수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카드사에는 지난주부터 스미싱ㆍ스팸 문자가 급증했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2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주말(18~19일) 스미싱 차단 건수를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미싱 건수는 지난 1년간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고 1월에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가 지난 주말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싱은 휴대폰 문자에 포함된 링크를 누르면 불법 웹사이트에 접속하면서 트로이목마를 주입해 자동결제를 하게 하는 등 금융피해를 입히는 것을 가리킨다.
LG유플러스의 1월13~21일 스팸문자 차단율도 1월1~10일 대비 5% 이상 늘었고, KT는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이후 금요일(10ㆍ17일)마다 스팸 문자 차단 건수가 500만~600만건에 이르렀다. 평소에는 100만~300만건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과 스미싱ㆍ스팸 차단 건수가 상승한 것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미싱ㆍ스팸 문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 위험이 있는 인터넷 주소(URL)나 문자 패턴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차단시킨다. T월드를 통해 스팸으로 차단된 문구를 확인하거나 추가로 차단 문구를 설정할 수 있다.
KT는 메시지를 구성하는 각 문구를 분석해 스팸 가능성이 높은 단어가 많은 메시지를 차단한다. 차단강도를 높음, 보통, 낮음 순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고객이 등록한 문구와 관련된 변종문구 스팸도 차단된다.
LG유플러스는 스팸에 자주 사용되는 특정 문구 또는 단어 패턴을 조합해 걸러 내거나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송되는 경우 통신망에서 자동으로 걸러낸다. 지난해에는 스팸에 사용되는 단어나 문구를 늘려 스팸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했다.
한편 2월부터 휴대폰에서 발신번호가 변경돼 전송되는 문자는 원천 차단된다. 발신번호를 변경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 이동통신사가 해당 문자메시지를 차단하고 발송자에게 고지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KT와 LG유플러스는 4일부터 실시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