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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메신저]'옷의 민주화' 일궈낸 갑오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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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메신저]'옷의 민주화' 일궈낸 갑오년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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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2014년은 갑오년으로 60년만에 돌아오는 '푸른 말'의 해이다. 갑은 음양오행에서 나무(木)이고 나무는 푸른색이며, 오(午)는 말이므로 푸른 말의 해라고 했다. 말은 온순하고 사람과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영리하다. 동시에 초원을 종횡무진 달리는 자유분방함과 강인함으로, 승승장구하는 성공적인 남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인식되어왔다. 그래서 일까. 갑오년은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역동적인 해이기도 했다. 120년 전의 갑오년에는 동학농민 혁명으로 부정과 부패로 잠자고 있던 조선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하더니, 정치뿐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친 변혁이 이루어졌다.


이른바 1894년(고종 31) 7월부터 시작된 갑오개혁[甲午改革]이 그랬다. 이 개혁은 봉건사회제도의 청산이며 근대화의 출발점이 되었다. 정치적으로는 청의 종주권 부인, 사법권 독립, 신교육 령 등이 그랬고, 경제적으로는 화폐제도와 도량형이, 사회적으로는 신분제도 폐지, 적서차별 폐지, 조혼 금지, 과부 재가 허용, 고문과 연좌제 폐지 등이 이뤄졌으며, 의복에서도 복제 개혁이 단행되었다. 당시로서는 민주화에 첫발을 떼는, 현기증 날만큼 어마어마한 변화였다. 갑오년, '푸른 말의 해'에 이루어낸 일대 '혁명'이었다.

특히 의제 개혁은, 서양 문물에 눈뜨기 시작하였던 갑신년 의제 개혁에 이은 두 번째 시도였다. 10년전인 1884년 갑신 의제개혁(甲申衣制改革)에서, 고종은 사복(私服)은 귀천을 막론하고 착수의(窄袖衣:소매가 좁은 옷)로 정하고, 광수(廣袖:넓은 소매)인 도포,직령,창의를 폐지하며 두루마기(周衣)를 입게 했다. 이것은 조야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광수의(廣袖衣)로 자신들의 신분과 권위를 표시하였던 조정 대신과 유생들은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 시도는 그해 10월 갑신정변(甲申政變)의 실패로 무산되고 말았다. 의제개혁은 10년 후 갑오(甲午)년에 다시 추진되었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 관리의 대례복은 흑단령(黑團領:깃이 둥근 흑색 포)으로 하고, 궁에 들어갈 때 통상복은 흑색 주의와 답호(?護:조선시대 관복이나 사대부들이 겉옷 위와 군복 위에 입은 소매 없는 옷)에 사모(紗帽:문무백관이 관복을 입을 때 쓴 모자)를 쓰고, 화자(靴子:신목이 장화처럼 길게 올라오는 전통신발)를 신도록 했다.


사서(士庶)인은 칠립(漆笠:옻칠을 한 흑갈색 갓)을 쓰도록 했다. 신분제도의 상징이었던 복잡한 의복제도가 간소화되고, 여기에 관리(官吏) 및 양반에서 평민까지 모두 흑색두루마기(周衣)를 웃옷으로 착용하게 함으로써, 웃옷(袍)착용이 어려웠던 서민들에게까지 두루마기가 통상예복이 되었다. 이때 전통복식을 고수하려는 보수파와 실용적이면서 간편한 옷으로 바꾸려는 개혁파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 그러나 그간 국민들도 사회 전반의 변화와 발전을 겪으면서 간편하고 활동적인 복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동학 농민혁명을 계기로 신분이나 계급의 차별을 없애고자 했던 바람이 의제개혁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실효를 볼 수 있었다.


이 개혁은 이후 을미개혁으로 이어지며 관복의 서양복화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한마디로 의생활의 민주화와 근대화의 엄청난 혁명을 이뤄낸 것이다. 2014년의 푸른 말의 해에는 120년 전의 '혁명'이 의생활에서 다시 일어나, 우리의 패션이 세계를 석권 할 토대를 놓는 갑오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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