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도 경쟁력, 시설 투자 통해 '명품'으로 회원모집 우위 선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클럽하우스는 골프장의 얼굴이다.
골프장을 평가하는 1차 기준은 당연히 코스 구성과 관리상태지만 사업자들이 클럽하우스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는 이유다. 골프장에 도착해 코스보다 먼저 발이 닿는 클럽하우스다. 첫 인상이 결정되고, 규모나 인테리어, 서비스 수준 등은 곧바로 골프장 전체를 평가하는 척도로 직결된다. 이른바 '명품코스'일수록 클럽하우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 "클럽하우스도 경쟁력"= 자동차가 클럽하우스 앞에 다다르면 직원들이 달려 나와 골프백을 내리기 바쁘다. 클럽하우스 문이 열리면 직원들의 따스한 환대가 기다리고 있다. 높은 천정에 고급 가구들, 출입문과 마주보이는 대형 유리창은 드넓은 페어웨이를 조망할 수 있다. 배정받은 라커에는 "000 고객님,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라는 문구가 골퍼를 반긴다.
최근에는 7성급 호텔을 벤치마킹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하는 곳도 등장했다. 로비에 마련된 의자에 편하게 앉아 체크인하면 직원이 아예 골퍼와 동행해 옷가방을 들고 라커까지 안내해 준다. 최고급 건축자재와 인테리어를 넘어 서비스까지 최고라는 이야기다. 물론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부 골프장이지만 최고가의 소수회원모집과 가격 유지의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한국골프는 오래 전 비즈니스를 위한 사교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급성장했다. 어쩌면 코스보다 클럽하우스에서 이뤄지는 상담이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 건설비는 기본적으로 평당 650만원, 보통 150억원 안팎이다. 예전에는 60억원이면 충분했지만 10년이 지나면서 물가상승과 자재비 인상 등으로 이미 두 배를 훌쩍 넘기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에 따라 '+α'가 있다.
▲ "클럽하우스에 500억원이나?"= 일단 세부적인 시설들을 살펴보자. 먼저 골퍼들의 눈에 쉽게 띄는 로비와 카운터, 레스토랑, 프로숍, 사우나 등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공간도 많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과 카트실, 기계실, 캐디실, 골프백 보관실, 직원식당과 샤워시설 등 나열하기가 벅찰 정도다. 관련업계에서는 평지형일 경우 저렴하게 짓는 다면 지금도 60억원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백억원이 투자되는 사례가 많다. 가평베네스트는 300억원이 투입됐고, 이 벽을 레인보우힐스가 깼다. 무려 500억원이다. 보통 클럽하우스를 포함해 18홀 골프장 천체를 짓는 비용에 육박한다. 진흙과 모래를 합쳐서 오랜 시간이 지나야 완성된다는 샌드스톤을 아예 미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하기도 했다. 안양골프장도 지난해 300억원을 들여 클럽하우스를 신축했다.
가구와 예술작품 등이 더해지면 비용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인테리어도 벽지 종류에 따라 가격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집안 인테리어와 비슷하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또 국산이나 수입이냐의 차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개보수에도 끊임없이 비용이 투자된다. 요즈음 같은 겨울철이 클럽하우스를 고치는 적기다. 노후된 시설 개보수, 또는 증축이나 신축의 계절이다.
일각에서는 "그린피가 올라가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과도한 투자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분양 침체를 겪고 있는 회원권시장에서 시설 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는 "클럽하우스 또한 회원권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물론 해당 골프장 타깃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판단해 이에 적절한 투자를 해야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