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스마트폰 이후의 신성장 ‘엔진’으로 떠오른 착용형 디지털 모바일기기 ‘웨어러블(Wearables)’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뜨겁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4’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특히 손목에 차는 형태의 스마트워치·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을 잇따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의 후속작을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의 삼성모바일 트위터에서 2013년에 발표된 갤럭시 기어와 함께 ‘2014 What's next?’라는 문구가 있는 사진을 올려 궁금증을 자아냈다. 올해 CES 2014에서 갤럭시 기어의 후속 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기어 외에도 손목 착용형 운동측정 기기 나이키 ‘퓨얼밴드’와 비슷한 ‘갤럭시 밴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헬스케어 기능에 초점을 맞춘 ‘라이프밴드 터치’와 함께 연동되는 ‘심박동 이어폰’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걸음 수, 움직인 거리 등을 체크해 칼로리 소모량을 계산해준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LG피트니스’나 ‘마이피트니스팰’ 등 헬스케어 앱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화면을 터치하면 시간이나 스마트폰의 수신 전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음악도 틀 수 있다. 심박동 이어폰은 광학센서 기술을 적용해 귀에 흐르는 혈류량으로 심박동을 측정한다.
지난해 스마트워치를 내놓은 ‘페블’은 후속작 ‘페블 스틸’을 공개했다. 오리지널 모델에 비해 2g 가벼워진 45g에 전체적인 크기도 더 작고 얇아졌으며, 스테인리스 재질로 전통적인 시계 형태와 더욱 유사해졌다. 아이폰에도 쓰인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를 적용해 일상 스크래치를 방지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일주일까지 사용 가능하며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주식, 날씨, 뉴스, 피트니스, 원격조종, 툴&유틸리티, 알림센터, 게임 등을 구동할 수 있다. 1월 말 출시되며 가격은 250달러(약 27만원)다.
에릭 미지콥스키 페블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와 달리 전통적인 '클래식 워치'와 비슷한 형태를 지향했다"면서 "올해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업체 퀄컴은 지난해 내놓은 스마트워치 ‘톡(Toq)’을 CES에서 300달러로 한정 할인 판매한다. 저전력 ‘미라솔’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야외에서도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최대 5일까지 이른다.
프랑스의 휴대용 디지털기기 제조업체 아코스는 iOS·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호환되는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80달러로 저렴하게 책정한 가격이 특징이다.
PC 게임용 하드웨어 제조사 레이저는 스마트밴드 '나부(Nabu)'를 내놓았다. iOS와 안드로이드 OS와 호환되며, 착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이메일·문자메시지를 표시할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스마트밴드 같은 웨어러블 시장은 올해 글로벌 전자제품 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추어가 올해 초 내놓은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올해 안에 웨어러블 기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46%는 스마트워치에 관심을 보였고, 이는 ‘구글 글라스’ 같은 안경형 스마트기기를 구입하겠다는 42%보다 더 높은 수치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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