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원화 강세, 엔화 약세로 수출기업들과 증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원·100엔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엔화 변동성은 1·4분기가 가장 높은 후 2분기와 3분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2014년 첫 거래일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50원선 아래로 떨어져 2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100엔 환율 역시 장중 996.96원까지 떨어져 1000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5년여 만의 일이다.
4일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이월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역외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하락 압력이 커졌다"며 "엔화가 달러당 105엔을 기록하면서 원·엔 환율의 하락이 불가피했고 금융시장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100엔 환율의 경우 올해 900원대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여기에 엔화 약세가 하락압력을 키우면서 연평균 원·100엔 환율이 990원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엔화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1분기가 높고 2분기와 3분기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봤다. 1분기 변동성이 큰 이유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 확대,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본 엔화 약세 유도 가능성을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4월 전후로 일본은행이나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3월 기업 임금 협상 시즌을 앞두고 임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해 엔화 약세를 통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에는 엔화 약세가 주춤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 지표들이 소비를 중심으로 일부 조정을 보일 수 있고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수입물가 상승 부담, 6월 성장전략 이후 엔화 약세 모멘텀 둔화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원화의 경우에는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속도 측면에서는 1·4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50원대에서 머물며 원화 강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는 엔화 변동성이 높을 것인 만큼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원·달러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1분기에는 원·엔 환율이 평균 1000원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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