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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계획조차 없는 증권사 '빅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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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의 우울한 연말풍경

실적악화 찬바람…형편 나은 한국투자증권도 "쌈짓돈 풀기는 힘들어"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여의도 증권가 사람들에게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던 계절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지급되는 연말 상여금은 고사하고 한 해 성적표에 비례해 나오는 성과급 지급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5대 증권사의 경우 단 한 곳도 연말 상여금 지급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전년보다 이익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가장 짭짤한 성적을 거둔 한투증권이 '쌈짓돈 풀기'를 주저하면서 여타 증권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형국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임직원에 대한 별도 상여금 지급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소형 증권사의 사정은 더욱 암담하다. '빅5' 제외한 증권사들의 경우 3~4년 동안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한 중형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무제표에 본격 영향을 주기 시작한 2010년부터 연말 상여금은 남의 일로 여겨져왔다"며 "내년에도 거래대금 정체와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보금을 더 쌓아두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증권 유관기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내년 예산을 30% 절감하기로 한 한국거래소와 회원사 회비를 추가로 20% 가까이 줄이기로 한 금융투자협회 등 대부분이 연말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정부의 경영평가를 토대로 한 상반기 성과급 외 연말에는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회계연도를 3월에서 12월로 변경한 증권사는 모두 34곳. 따라서 이들 증권사는 내년 초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사는 "성과급 지급 시기가 기존 4월에서 1월로 변경됐지만 아직까지 지급 규모와 시기를 확정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기본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선 영업부서의 경우에만 파트별로 실적을 따져 차등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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