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신임 회장 "성과 시스템 도입"
"모든 임직원들에게 목표를 정하게 한 뒤, 달성 여부를 따져 인사와 급여에 반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나갈 계획입니다. 공기업이던 사기업이던 악착같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고, 성과를 내고자 하는 분위기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명관 한국마사회장(73ㆍ사진)이 방만경영의 대표 공기업으로 낙인찍힌 마사회에 경영혁신을 예고했다. 그 시작은 성과 시스템 도입이다. 현 회장은 19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그에 상응한 보상을 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도태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내년 1~2월께 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향후 과제를 발표하는 자리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근무할 당시 일화와 마사회를 연결시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전경련이 경제 문제에 대해 리포트를 자주 만들어 언론과 국회에 뿌리고, 정부에 건의하는 일을 열심히 하더라. 물론 그 일도 중하지만 백번 그래봐야 뭐하나. 정부 정책에 반영돼서 실천이 돼야 한다"며 "마사회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으면 보고하고 로비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마사회 임직원들의 안일한 의식을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그는 마사회장 공무 후 면접 당시 얘기도 들려줬다. 현 회장은 "경기 침체로 경마 매출이 떨어지는 힘든 시기에 마사회 회장 후보로 응모했다고 그러더라. 그런데 경기가 좋을때는 누구나 잘 할 수 있어 일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조금만 극복하면 더 빛이 나기 마련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 회장은 주민들의 반발로 개장에 난항을 겪고 있는 용산 장외발매소와 관련해서는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낸 후 개장을 할 계획"이라며 "(협의가 끝날때까지)당분간 개장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화로 풀리지 않을 경우엔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 현 단계에서는 (그때를)가상해서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 추진에 대해선 "전자카드가 지문인식 방식인데, 누가 경마장에 와서 지문찍으면서 베팅을 하겠냐"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또한 '낙하산 인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제가)말이나 경마 등 마사회의 고유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측면에서는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공기업이나 사기업이나 '경영원리는 같다'는 측면에서는 잘못된 얘기"라며 일축했다.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전경련 부회장 등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 몸담기도 했던 현 회장은 지난 5일 34대 마사회장으로 취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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