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문의는 많습니다. 분당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입니다."(분당구 야탑동 J공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1기 신도시인 분당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지은 지 15년 이상된 공동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현재 아파트에 최대 3개 층까지 증축이 가능하고 가구수를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게 허용하는 조치다.
내년 4월부터는 전체 용적률 40% 범위에서 가구당 면적을 넓히거나 동별로 최대 3개 층을 수직증축할 수 있다. 집주인은 집을 넓히고 증가하는 가구를 일반에 분양해 공사비로 충당할 수 있다.
분당구 수내동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박모(47)씨는 "일단은 수직증축은 손해는 안 볼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면서 "재건축 보다 비용도 적게 들고 일정 부분 수익이 보장될 것으로 보고 리모델링 후에 직접 거주하기 보다는 팔고 나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방침이 발표된 후 약 6개월간 분당 아파트 가격은 1000만원~3000만원가량 연초보다 올랐다.
분당구 C공인 관계자는 "부양책들이 계속적으로 나오면서 급매물들은 다 나갔고, 가격들도 다 오른 상황에서 유지되고 있다"라면서 "현재는 불확실성이 완전 사라졌기 때문에 전세 살던 사람들이나 실수요자들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의 경우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데다가 근린생활시설이 잘 돼 있어 분당내 세입자들과 서울·경기 지역의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분당 정자동 S공인 관계자는 "옛날처럼 투자처로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면서 "분당같은 경우는 살기가 좋기 때문에 앞으로 살 집으로 생각하고 보는 사람들이고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현동 등 시범단지 쪽에서 리모델링조합이 차례로 구성되기 시작하면 분당 전체로 번질 것으로 기대된다. 1995년 12월 입주한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 아파트, 2009년 9월 분당 최초로 리모델링조합을 결성한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등은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분당 지역 외에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던 서울·수도권 35개 단지, 2만 2600여 가구는 법안 통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재건축 연한을 채우지 못한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신도시 입주와 달리 기존에 갖춰져 있는 주변시설은 그대로 유지가 되면서 아파트 자체 시설이 좋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분당 등 아파트 가격은 확실히 오르겠지만 리모델링 사업비를 부담하면서 그 기간동안 이주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것이 바로 매매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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