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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수십억 챙겼다던 검찰 수사관 '처벌불가'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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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M&A 정보로 시세차익 남겼지만 '2차 정보수령자'로 판단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사 인수합병(M&A)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던 대검 수사관 A씨에 대해 처벌 불가 판정을 내렸다. 그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현행법으로는 주가조작 혐의로 처벌이 불가능한 ‘2차 수령자’라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일 “검찰 수사관이 상장사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대규모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사건을 조사한 결과 그가 2차 정보수령자로 밝혀져 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검찰고발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주 A씨가 M&A 관련 주식투자를 통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올린 정황을 포착해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챙기거나 손실을 피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해 제재하고 있다. 내부정보를 제공한 사람과 그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받고 이익을 챙긴 1차 정보수령자는 모두 처벌 대상이지만, 1차 정보 수령자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2차 정보수령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상장법인 N사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안건을 심의해 증권선물위원회로 넘겼다. N사가 작년 8월 제약사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혐의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다. 당시 N사 주가는 두 달여 만에 8배 가까이 급등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가 수십명에 달했지만, A씨를 포함한 대부분이 2차 정보수령자라는 이유로 검찰고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가 챙긴 시세차익도 당초 알려진 것에 크게 못 미치는 10억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렇게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챙기고도 처벌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관련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금감원이 조사 중인 CJ E&M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불공정거래 사건에서도 2차 정보수령자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의 처벌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작년 6월 발의해둔 상태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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