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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었나, 까먹었나…공시 않는 '깜깜이 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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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회 기금운용을 파헤치다<2>

수십조 자산운용 수익률·투자배분 현황 등 사각지대
의사록까지 공개하는 연기금과 대조…공시 상화해야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들이 자산운용 수익률, 투자배분 현황 등 기금 운용과 관련된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이 공제회에 맡긴 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어도 이를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보공개 사각지대다.

최근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 운용과 관련한 주요 공시는 물론 기금운용위원회 의사록까지 공개하는 등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제회의 자산운용 현황에 관한 공시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5일 교직원, 군인, 경찰, 지방행정, 소방 등 5개 주요 공제회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운용 자금의 목표수익률은 물론 투자수익률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투자수익률은 해당 공제회 자산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은 자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전제한 뒤 “주요 공제회가 구체적인 수익률조차 명시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직원, 군인, 경찰, 지방행정, 소방 등 5개 공제회의 경우 손실분을 정부가 메워주도록 관련 법이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 공개 강화를 통해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산이 20조원을 훌쩍 넘는 교직원공제회는 자산 현황, 손익, 투자자산 배분 현황 등은 공개하고 있지만 재무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인 재무제표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기금확보율 역시 공시하지 않고 있다.


자산이 5조원을 넘는 군인공제회는 회원기금, 이익잉여금, 기금확보율만 공개하고 있을 뿐 투자수익률, 손익 및 자산배분 현황, 재무제표 등을 회원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하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산내역도 확인할 수 없다.


경찰공제회는 주요 항목에 대한 공시 수준이 가장 양호했지만 역시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는 주요 투자사업별 운용성과와 주요 투자사업 내역 등에 대한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외에 지방행정공제회는 자산배분 현황을 확인할 길이 없고 수익률도 볼 수 없었다. 소방공제회도 자산운용현황 내역을 공개하면서도 운용을 통해 기록한 수익률, 주요투자사업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게다가 두 곳 모두 교직원공제회와 마찬가지로 기금확보율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 10월부터 자산운용 관련 공시를 강화해 투식투자 관련 투자규모(평가액), 지분율 등을 추가로 공개하고 있다. 또 채권과 대체투자 등에 대해서도 상위 10개 종목은 공시 정보에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교직원, 군인, 경찰, 지방행정, 소방 등을 포함한 8개 주요 공제회가 공적 자산 운용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보안을 이유로 자산운용 현황 공개가 소극적이라면서 주요 경영정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권익위는 구체적으로 자산배분 현황, 투자수익률 등을 알리고 자산운용 관련 규정이나 투자계획 등도 홈페이지에 게재해 일반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어떤 자산에 얼마를 투자했는지, 특히 어느 정도 손실을 기록했는지 등 은폐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4대 연기금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지금 수준보다는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공시하지 않는 항목이 있다면 이는 정말 공개해선 안 되는 비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각 공제회별로 공시항목이 다를 뿐 공시 자체를 하지 않는 항목은 없다”며 “이는 결국 공시하지 못할 항목이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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