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된 여성을 다시 사회에 환원시키는 일이 여가부의 숙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왜 우리가 여성 인재들의 멘토, 멘토링을 도와줘야 하느냐고 묻는 남성 CEO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말을 한다. 산기슭에는 봄이 왔을지 모르지만 산 정상에는 만년설이 남아 있다고. 20대 직장에 들어간 여성 인재들을 30대, 40대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여성들을 발굴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 인재들에 대한 멘토링과 여성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여성 인재들이 발굴됐지만 아직 부족하다.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서 근사한 진주목걸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여가부 장관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매년 31만명의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조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하면 20대 여성 인재들의 약진하는 모습으로 각인돼있다. 너무나 많은 젊은 여성들이 20대에 훌륭하게 성장을 하다가 30대가 돼 가정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이들이 경력단절이 되지 않게 하는 일이 여가부의 최대 숙제다. 정부, 공공기관의 혁신은 여성임원을 얼마나 적절한 곳에 배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여가부는 지난주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여성 연구개발(R&D) 인력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산업현장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경력단절 여성 1만명을 채용하는 박람회도 성황리에 열었다. 조 장관은 "처음에 여가부 장관이 됐을 때 우리나라에는 '하나의 여성부와 16개의 남성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 국무회의 등에서 발언을 할 때마다 '그 일이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성 일자리는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를 반복해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한 얘기도 전했다. 조 장관은 "IMF가 최근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 나라의 경제성장은 여성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한다. 여성 인재를 충분히 활용하면 미국은 GDP 수준을 5%, 일본은 9%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 기관의 수장이 여성이 되면, 그 기관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정말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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