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제프 오길비(호주)가 지난달 30일 에미리트 호주오픈 셋째날 벙커 샷을 하는 장면이다.
마치 모래를 폭파시키기라도 하듯이 강력한 샷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벙커 샷을 두려워하지만 프로선수들은 스핀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깊은 러프보다 선호한다. 벙커 샷은 사실 기본기만 갖추고 있다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오길비의 <사진>을 보면서 벙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샷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보자.
▲ 벙커 샷의 기본= '프리 샷 루틴'이다. 벙커로 걸어 들어가면서 일단 발의 감촉으로 모래의 딱딱한 정도를 느껴본다. 아주 부드럽다면 평소보다 더 가깝게 공 뒤를 내리쳐야 탈출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어깨와 양발을 타깃 왼편으로 정렬하고, 페이스를 연다(페이스를 연 뒤 그립을 잡는다. 그립을 먼저 잡고 페이스를 열면 샷을 하는 과정에서 그립이 다시 틀어질 확률이 높다).
키포인트는 "공 뒤 1인치 지점을 강력하게 임팩트 한다"는 점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의 미스 샷은 너무 가깝거나 먼 지점을 때려서다. 공이 벙커에 처박히거나 그린을 훌쩍 넘는 이른바 '홈런'이 나오는 이유다. 코치들은 그래서 "공 뒤를 끝까지 노려보며 샷을 가져가라"고 주문한다. "벙커 샷의 동력은 자신감"이라는 말도 여기서 출발한다. 자신 있게 샷을 구사하면 오길비의 샷처럼 모래가 폭발하면서 공은 사뿐히 그린 위로 올라간다.
▲ 페이스로 탄도 조절하기= 턱이 아주 높거나 공이 모래에 박힌 '에그 프라이' 상황이라면 샌드웨지의 페이스를 열고 닫는 테크닉을 가미한다. 아마추어골퍼들이 보통 사용하는 56도 웨지라면 항아리벙커에서는 탈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페이스를 최대한 열어 공 바로 뒤를 때린다는 이미지다. 타깃은 홀보다 훨씬 더 왼쪽, 작은 샷이지만 피니시도 다해준다. 페어웨이에서의 '플롭 샷'을 연상하면 된다.
'에그프라이'에서는 거꾸로 페이스를 닫아야 한다. 그래야 웨지의 솔이 공 뒤쪽 모래부터 완벽하게 긁어낼 수 있다. 페이스를 더 여는 잘못된 선택은 공 윗부분을 때려 더 깊이 들어가는 치명적인 실수를 초래한다. 벙커 턱 바로 아래 등 도저히 샷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옆이나 뒤로 우회할 수밖에 없다. 아예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방법도 있다. 1벌타 후 두 클럽 이내에 드롭한다. 물론 벙커 안에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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