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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집살림 LCC·절름발이 김포공항에 막힌 '국민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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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집살림 LCC·절름발이 김포공항에 막힌 '국민편익' 피치항공의 전용터미널인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제 2터미널내 피치항공의 체크인카운터의 모습. 비용절감을 위해 지붕재 마감을 하지 않아 속살이 그대로 들어나 있다. 국제선 체크인 카운터라는 표시도 페인트로 칠한 정도다. 지난해 취항을 시작해 올해까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피치항공의 실적을 보여주는 듯 공항은 한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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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에어아시아가 한국에서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한다면 요금은 3~4만원 수준에 책정할 수 있다. 서울-부산 간 새마을호 요금 정도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Low cast carrier)로는 꿈도 못 꿀 요금이다."

우리나라의 한 LCC CEO의 토로다. 이는 향후 항공시장 개방에 따라 절체절명에 위기에 놓일 우리나라 LCC들의 어두운 미래를 대변하는 말인 동시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비싼 항공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LCC 후진국 일본의 선택 지난 28일 찾은 일본 간사이공항 제 2터미널(LCC전용터미널, LCCT)는 한국 LCC산업의 고비용구조의 해결책이 숨어 있었다.

일본 ANA항공은 2008년 일본 국적 최초 LCC인 피치항공을 설립했다. 피치항공의 전용터미널인 2터미널 건설이 조건이었다. LCC환경에 적합한 모기지가 구성돼야 수익이 창출된다는 계산이다.


2터미널은 공항이 갖춰야할 필수 기능만 갖춘 터미널이었다. 피치항공은 건물 한 동을 좌우로 나눠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영했다. 건물 자체적으로는 지붕 마감을 따로 하지 않았으며 방향지시판도 최대한 줄여 벽면에 페인트로 칠해 표시했다. 공항과 항공기를 연결하는 탑승교(보딩 게이트)나 에어사이드내 승객 운반을 위한 버스도 없었다. 탑승 수속을 마치면 승객이 항공기까지 걸어가서 탑승하는 구조였다.


모든 것이 공항 이용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한 조치다. 2터미널의 시설사용료(PSFC)는 국내선은 350~400엔, 국제선은 1500엔 정도다. 간사이 1터미널 2650엔, 나리타공항 1020~2040엔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나오토 도메키 피치항공 홍보부장은 "2터미널내 거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LCC사업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취항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간사이공항 측은 피치항공의 전용터미널에 이어 제 3터미널 건설을 통해 일본 내 또 다른 국적 LCC인 제트스타재팬의 거점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두 집 살림 한국 LCC, 운임이 비싼 이유= 이는 대형항공사 위주의 정책 환경에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 두 집 살림을 차려 운영하고 있는 국내 LCC와는 큰 차이점이었다.


국내 LCC의 경우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으로 국내선은 김포공항으로 나눠 운영해 LCC경쟁력을 좌우하는 항공기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다. 국내 LCC의 연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은 9.51시간으로 미국 LCC와 비교할 때 11.68시간으로 차이를 보인다.


5~10대 사이의 항공기로 국제 국내선을 나눠 운영하다 보니 김포에서 인천으로 빈 항공기를 보내야할 때도 빈번하다. 지난 한 해간 국내 5개 LCC의 김포-인천간 빈 비행기 운항 비용은 110억8800만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김포와 인천 양쪽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무실과 각종 체크인 카운터 운영 비용, 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항공기 정비비용 등을 포함하면 국내 LCC가 흑자를 내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할 지경이다.


이같은 고비용은 승객 부담으로 이어진다. 2012년 연간 실적 리포트에 따르면 에어아시아, 타이거항공, 이지젯, 라이언항공 등 아시아 LCC 선진 항공사의 LCC의 좌석-킬로미터(ASK) 기준 원가는 4~5.2센트로 집계된다.


좌석-킬로미터(ASK) 기준 원가는 승객 1명이 해당 항공사를 이용할 때 운항 거리에서 발생한 원가를 말한다. 국내 LCC는 8센트 수준으로 동남아 LCC의 두 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LCC의 항공 운임이 동남아 LCC보다 높은 직접적 이유다.


◆절름발이 김포공항 LCC를 둥지로= 국내에서도 일본과 같은 LCC의 모기지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2015년 상업시설의 계약이 종료되는 김포공항이 주인공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을 국내 LCC의 운항 및 정비 허브로 구축해 항공요금 인하 및 국가 SOC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상업시설이 빠져 나간 자리에 LCCT를 구축하고 LCC 전용 격납고를 통해 항공기 중정비를 맡긴다. 여기에 공사가 조종사 교육 훈련과 항공유 공동구매 등 LCC모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면 국내 LCC의 경쟁력 확보와 항공운임 인하, 국가 SOC시설의 효율적 이용 등 다자간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 분석이다.


특히 국민 편익 부분은 예를 들어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하네다)을 방문할 경우 인천공항(나리타)을 이용할 때보다 약 2만7567원 가량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운임 절약과 함께 항공교통 접근성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다만 김포공항은 일종의 절름발이 공항이다. 김포공항내 국제선 취항은 인천공항의 동북아 허브공항 구축 계획에 따라 2000㎞이내로 제한돼 있다. 도심공항이다 보니 24시간 운영도 불가능한 상태다. 인천공항도 2터미널 구축 등 3단계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LCC 시설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허태윤 한국공항공사 마케팅본부장은 "향후 항공시장 개방에 앞서 우리나라 LCC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잊혀진 국가 SOC를 국민 편익에 맞게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집살림 LCC·절름발이 김포공항에 막힌 '국민편익'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내 저비용항공터미널(LCCT) 2층에 위치한 에어아시아 본사 사무실. 에어아시아는 LCCT를 거점으로 성장해 동남아 대표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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