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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짝퉁이 창의성과 결혼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1초

첨단기술 활용 대량제작·아이디어 공유 시너지 기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지연진 기자]산자이(山寨)라고 불리는 중국 모조품 산업이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net)' 바람과 만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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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커 무브먼트는 10달러 미만 정도 가격의 물품을 직접 만드는 활동을 가리킨다.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몇 해 전 시작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메이커 무브먼트는 최근에는 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첨단 IT기술과 접목해 물품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제2회 '메이커 카니발(Maker Carnival)'에 수백명의 전자제품 애호가와 기업가들이 몰려들었다. 로봇 제작 세트, 손수 제작하는(DIY) 전자제품 키트, 3차원(3D) 프린터 등이 전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곳에 출품한 회사는 아직 유명하지 않지만 이 가운데 메이커봇이 되거나 아두이노를 만드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고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메이커봇은 미국 3D 프린터 제조회사고, 아두이노는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오픈 소스 마이크로콘트롤러다.


 메이커 무브먼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공간을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라고 부른다. 중국 상하이의 첫 사이버 메이커 스페이스 친체지안(XinCheJian)을 공동 설립한 데이비드 리는 "사회적으로 진적인 메이커 무브먼트와 제조업체가 협력하면 종종 합법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에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규표적인 사례가 선전 소재 벤처기업 시드 스튜디오다. 이 회사는 각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무료로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드웨어 공유 서비스는 시제품을 신속하게 만들고 전자제품을 소량으로 생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드 스튜디오 설립자 에릭 판은 2008년 기술직 일자리를 포기하고 친구와 함께 자신의 아파트에서 하드웨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1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업체의 사장님이다.


 시드 스튜디오는 공유를 넘어 생산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품 구상을 이 웹사이트에 올려 충분한 지지를 받으면 시드 스튜디오가 그 제품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이렇게 130개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드 스튜디오 가입자는 7만명이 넘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메이커 무브먼트가 산자이와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커 무브먼트는 산자이 업체를 통해 시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쉽다. 반대로 산자이 업체는 메이커 커뮤니티에게서 혁신을 수혈받을 수 있다.


 '짝퉁 왕국'으로 불리는 중국은 모조 산업이 발달한 국가다. 명품 핸드백부터 최첨단 전자제품까지 진품과 똑같은 모조품을 만들어낸다. 산자이는 문자대로 해석하면 산채라는 뜻이다. 영국의 의적 로빈후드와 같이 부패 지도자에 반대하는 도둑이 숨어있는 '산적 소굴'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다 '가짜 제품을 만드는' 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산자이 기업은 모조품 제조회사를 가리키고, 산업마다 산자이산업이 생겨났다. 중국 산자이 업체는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중국 산자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SIM카드 자리가 두 개인 휴대전화를 고안했다. 아프리카나 인도에서는 비용을 아끼려고 자주 이동통신회사를 바꾼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산자이산업은 3D 프린터가 대중화되면서 더 발달하고 있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더 신속하고 정교하게 모조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도 메이커 무브먼트에 관심이 높다. 경제와 교육 잠재력 때문이다. 상하이 지방정부는 제조업자를 위한 공간 100개를 지어 이들 제조업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4개의 새로운 공간은 이미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는 연말에 완공된다. 상하이 지방정부는 이 곳에 3D 프린터를 갖추고 목공 등 전통 기술도 가르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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