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재기를 꿈꾸는 ㈜STX 운명의 날이 밝았다. 27일 오후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의 결과에 따라 ㈜STX의 운명이 결정된다. 사채권자집회에서 비협약채권자들의 자율협약 동참이 결정되면 채권단은 ㈜STX의 비즈니스 플랜 검토를 거쳐 자율협약 체결을 결정한다. ㈜STX는 이번 자율협약으로 가는 1차 시험대를 통과해 전문상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STX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남대문 STX사옥에서 88회·96회차 회사채와 97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사채권자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가 열린다. 앞서 ㈜STX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로 하고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STX가 조달한 자금 중 상당 규모는 은행이 아닌 회사채 등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비협약채권이다. 이에 채권단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자금이 비협약채권 상환에 쓰일 경우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생기는 만큼 비협약채권자들의 고통 분담담을 '정상화 방안'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STX의 비협약 채권은 3000억 규모다. 당장 내달 3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의 회사채 중 1800억원이 비협약채권이다. 나머지는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사채권자집회에서 비협약자들이 동참을 결정하면 채권 만기는 오는 2017년 12월까지 연장되고, 사채이율은 연 2%로 조정된다. 동시에 사채 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하게 된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사채권의 3분의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사채권의 3분의2가 정상화 방안에 동참하겠다 밝히면 법원의 인가를 받아 비협약채권자의 동참이 결정된다.
사채권자 집회를 통과한 후에 채권단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아야한다. 이와 관련 ㈜STX는 전문상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에너지사업(석탄·석유), 원자재수출입(철강·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물류·S&P) 등 4대 비즈니스를 통해 자체 수익구조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비계열사 대상 비즈니스 비중도 현재 65% 수준에서 2017년까지 96%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7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하고, 채무 상환작업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무리 없이 사채권자의 동의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STX관계자는 "결과는 사채권자 집회가 모두 개최된 이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STX가 사채권자과 여러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일부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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