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등 자금 수요 증가+美 테이퍼링 우려에 외화 대출 늘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들의 달러·엔·유로 등 이른바 주요 3개국(G3) 통화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로 아시아 기업들이 외화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은행들의 G3 통화 대출 잔액은 1334억달러(약 141조4000억원)로 1년 전보다 54% 급증했다. 이는 2011년 전체 대출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
은행 외화 대출의 주요 고객은 아시아 대기업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늘면서 자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육류가공업체인 솽후이(雙匯)는 세계 최대 돼지고기 회사인 미국의 스미스필드를 47억달러에 인수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의 조너선 코니시 북미 대표는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아시아의 외화 자금 조달이 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외화 대출을 가장 많이 받은 부문은 원유·가스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외화 대출 규모는 28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45억달러의 두 배다. 이어 기술·운송 업종의 외화 대출 규모가 많았다.
은행별로 보면 중동·아시아의 영업 비중이 높은 영국계 은행 스탠더드차터드의 G3 통화 대출 비중이 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이 6.2%,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이 5.6%다.
글로벌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비용은 저렴해졌지만 미국의 출구전략을 둘러싼 우려로 채권 발행 비용이 늘고 있다. 이도 기업이 외화 대출을 늘리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G3 통화 대출 증가의 한 원인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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