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복지예산 확대로 지방정부 재정부담 심화 "선별 지출 필요"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이 전체의 5분의1 수준으로 늘어나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복지지출 증대와 지방재정 악화의 인과관계 연구' 보고서를 통해, 244개 지자체의 지출을 분석한 결과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2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수요 증대로 복지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 지자체 총지출에서 사회복지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13.3%에서 2011년 20.2%로 7%포인트가량 확대됐다. 지방이양사업의 재원이 되는 분권교부세(내국세의 0.94%)가 증가하는 복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총괄회계 기준 세입에서 지방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2011년 사이 2.3%에서 3.8%로 높아졌다. 지방채는 미래에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에 해당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재정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재정자립도는 해마다 감소를 거듭해 2011년 현재 58.9%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지방정부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서는 무차별적인 복지확대 정책보다는 선별적인 복지지출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원제 연구위원은 "복지비 지출 항목별로 지방재정 부담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났다"며 "노동비와 관련한 복지지출은 선별적으로 우선 시행하고 나머지는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에 따라 조절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동비 관련 복지비용 지출이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 재취업 지원, 생계 안정 및 고용안전망 제고 등을 이끌어 취업률을 높이고 기업과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증가시켜 지방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선별적인 복지정책 시행을 단행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요건으로 지방재정 분권의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중앙재원 의존도에 대한 엄격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연구위원은 "현재 세입 대비 중앙재원 의존 비중이 50%에 육박하거나 이미 넘어서 버린 시·도·군·구가 2011년 현재 237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정위기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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