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에 적용… 공유형 임대주택 130여가구 공급
-거실·주방 등 공유면적 나눠쓰는 임대, 임대 및 주거난 문제 해결할 것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백사마을 주거지 보전구역에 대규모 ‘공유형 임대주택지’를 조성하기 위한 설계용역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11월부터 1년여간 진행한 ‘백사마을 주거지보전사업 디자인 가이드라인 수립’이 이달 말 마무리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임대주택 세부 설계안을 세우기로 했다.
사업지는 백사마을 전체 사업부지(18만8900㎡) 중 4만2773㎡를 차지하고 있는 ‘주거지 보전구역’이다. 기존 지형과 골목길을 유지하면서 자연지형에 따라 형성된 354개동의 저층주거지를 리모델링과 신축을 통해 보존ㆍ관리하겠다는 게 개발 골자다.
눈에 띄는 점은 ‘공유형 임대주택’을 대거 도입하기로 한 대목이다. 침실은 독립적으로 사용하되 거실, 부엌, 식당, 화장실, 현관 등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셰어하우스’ 개념을 도입할 경우 세대수 증가에 따른 임대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철거민들의 재정착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에 규정된 평균 용적률 107.5%를 똑같이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살펴보면 공유 면적이 없는 전유 100% 적용 시 임대주택 가구 수는 전용면적 24㎡ 154가구, 36㎡ 246가구, 43㎡ 154가구, 55㎡ 62가구 등 총 615가구에 그치는 반면 전유 80%·공유 20%를 적용할 경우에는 전유 24㎡ 106가구, 36㎡ 258가구, 43㎡ 132가구, 55㎡ 33가구 외 공유주택 25㎡ 93가구와 34㎡ 40가구를 추가로 지을 수 있다. 전체 물량으로만 따지면 661가구로 전유 100%보다 46가구를 더 지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마무리된 디자인 마스터플랜에서는 80%의 전유임대와 20%의 공유임대의 구성비율로 계획할 것을 제안한 상태”라며 “여기에 거주자의 연령 및 생활방식 변화, 추후 입주자 유형의 변동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유와 공유의 공간전환의 다양한 가능성을 추가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백사마을 공유형 임대주택의 관리는 현재 시범 사업지로 운영 중인 방학동 ‘두레주택’ 시스템이 활용될 전망이다. 두레주택은 가구별 면적에 따라 보증금은 1500만~2500만원, 월 임대료는 10만원선으로 주변 시세의 70% 수준이다.
기존 지형과 골목길 등은 최대한 유지된다. 골목을 공유하는 집터들의 물리·사회적 관계를 감안, 47개의 골목구역을 짧은 단위로 묶어낸 후, 2~3개의 골목구역을 합쳐 전역을 24개의 계획영역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 밖에 사업지 외곽에는 4개층의 지하주차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예상규모는 약 480대로 세대수 기준으로 산정한 법적 주차대수 441대가 마련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주택을 철거, 신축, 증·개축, 대수선 등으로 구분, 상황에 맞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유네스코 역사마을 보전원칙에 따라 불암산과 연결된 마을지형을 최대한 보존해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사마을의 ‘주거지 보전구역’외 조합원들이 추진하는 신축아파트(9만6587㎡) 부지에는 총 1720가구가 들어선다. 지상7~20층(평균 15층)에 소형평형 위주로 건설된다. 노원구와 재개발추진위가 학교 부지였던 5665㎡의 땅을 포함시켜 가구수를 당초 계획안(1461가구)보다 259가구 늘렸다. 이를 통해 일반분 470가구 정도가 확보됐다. 앞서 사업 대상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단독주택 주거지)에서 2종 일반주거(평균 18층 주거지)로 상향 조정됐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