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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엑스맨·토르가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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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엑스맨·토르가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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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우리는 영웅이 세상을 구원해주길 바라는 걸까.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수십 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온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영화의 흥행이 부쩍 늘고 있다.


최신 4차원(4D) 기술에 힘입어 실제 살아 있는 듯 스크린을 누비는 슈퍼히어로는 영화·TV·완구·캐릭터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과거 미국의 슈퍼히어로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나라들마저도 할리우드 슈퍼히어로의 '영웅담'에 흠뻑 취하고 있다.


◆마법사 시대에서 슈퍼히어로 시대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세계 영화계를 지배한 것은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이다. 원작 소설에 기반한 이들 영화는 개봉되기가 무섭게 판타지 열풍을 일으켰다.


이윽고 판타지가 마무리된 빈자리는 의외로 쉽게 채워졌다. 미국의 만화 출판사 마블과 디시코믹스가 탄생시킨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 빈자리로 들어선 것이다.


악당과 싸우며 지구 수호에 나선 슈퍼히어로들은 잇따라 스크린을 지배했다. 2000년 영화사 폭스는 마블의 돌연변이 캐릭터들을 내세운 '엑스맨' 시리즈로 크게 성공했다. 이어 소니픽처스가 마블의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거미인간 '스파이더맨'을 영화화해 대박 터뜨리기에 나섰다.


워너브러더스는 1990년대 디시코믹스의 배트맨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렇게 해서 2005년 탄생한 '배트맨 비긴스'는 배트맨 시리즈를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후속작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슈퍼히어로 입도선매= 슈퍼히어로가 앞에 나선 실사 영화의 대성공이 이어지자 애니메이션의 최강자 월트디즈니는 마블의 '아이언맨'을 내세웠다. 2008년 선보인 영화 '아이언맨'은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하루아침에 글로벌 스타로 만들었다. '아이언맨'은 흥행 성적도 좋아 5억8500만달러(약 6274억원)나 챙겼다.


2009년 디즈니는 마블을 통째로 아예 사들였다. 마블은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외에 헐크, 토르, 어벤져스, 엑스맨, 데어데블, 아이언피스트 등 숱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이야기의 샘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따로 홍보할 필요도 없다.


디즈니가 마블에 쏟아부은 돈만 40억달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투자다. 디지털 애니메이션 업체 픽사 인수 이후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2009년 초 20달러도 안 됐던 디즈니의 주가는 현재 70달러에 육박한 가운데 사상 최고를 달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즈니가 슈퍼히어로 영화 8편으로 주어 담은 돈만 50억달러이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중국을 깨우다= 애초 슈퍼히어로는 미국인의 눈만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인의 볼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영화 흥행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2008년 '아이언맨'의 경우 전체 흥행 수입 5억8500만달러 가운데 54.3%인 3억1800만달러가 미국에서 비롯됐다. 올해 '아이언맨3'는 총수입 12억1543만달러 중 미국에서 발생한 게 4억901만달러로 33.6%에 불과했다. 해외 수입은 8억642만달러다.


해외 흥행의 기폭제는 지난해 개봉한 '어벤져스'다. '어벤져스'는 슈퍼히어로의 활동 영역을 미국 너머 세계 전역으로 확대시켰다. '어벤져스'의 영웅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시장인 중국도 돌파해냈다.


지난해 '어벤져스'의 중국 내 개봉 성적은 8410만달러다. 이후 슈퍼히어로 영화의 중국 내 개봉 성적은 껑충 뛰었다. '아이언맨3'는 전체 수익 가운데 10%를 중국에서 챙겼다. 슈퍼맨 이야기 '맨오브스틸'은 전체 수익 중 9.6%, '엑스맨' 계열인 '더 울버린'도 9.6%를 중국에서 건졌다.


진짜 대박은 이례적으로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 '토르: 다크월드'다. 2011년 1편 '토르: 천둥의 신'은 개봉 당시 중국에서 1490만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하지만 2편 '토르: 다크월드'는 개봉과 함께 중국의 박스오피스를 완전 장악했다.


미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토르'의 중국 흥행 성적에 대해 "슈퍼히어로가 중국을 녹다운시켰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주인공 토르가 중국을 정복했다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퍼시픽 브리지 픽처스의 롭 케인 최고경영자(CEO)는 "몇 년 전만 해도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중국 관객들에게 낯설었지만 지금은 친숙함을 넘어 인기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슈퍼히어로에 대한 관심은 더 고조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마블의 캐릭터들로 시리즈물 4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케이블 TV 같은 경쟁 매체에 맞서려면 시청자에게 익숙한 슈퍼히어로만한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 DVD 대여 업체 블록버스터를 'KO'시킨 넷플릭스지만 슈퍼히어로의 '한 방'이 절실했던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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