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미일 동맹 강화 주력할 듯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오는 15일 일본에 부임하는 캐롤라인 케네디(55) 주일 대사가 12일 밤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저에서 열린 취임 환영식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보낸 동영상 메시지에서 한 일성이다.
미국의 첫 여성 주일 대사인 그녀는 지난달 상원에서 인준을 받은 뒤 모습을 보인 첫 공식 석상에서 “가능한 한 많은 친구를 사귀고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의 전략적 동맹 · 경제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혀 양국간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시 애호가 답게 케네디 대사는 일본 하이쿠 시인 마츠오 바쇼의 ‘오쿠노 호소 미치’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일본에서 일하는 것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해 분위기를 띄운 뒤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월20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한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케네디 대사는 당시 “미일 양국은 정치와 경제, 문화, 전략 측면에서 깊은 연관이 있어 그 협력관계가 전 지구 규모에 이른다”면서 “일본은 지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지구 규모의 인도적 지원과 평화 유지에 둘도 없는 파트너이며, 일본과의 동맹은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 정부가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의 재검토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간 분쟁, 환태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사안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은 냉전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후 아시아 중심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본이 협력해 줄 것을 은근히 바라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고 2011년 선거대책본부 공동의장을 지내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그인 만큼 미국과 일본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존 케리 미 국무 장관이 “케네디 대사가 중요한 양국 간 관계를 대표하기 위해 일본에 부임하는 것을 대통령과 함께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케네디 대사의 아버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 정보장교와 어뢰정 정장으로 참전했다. 이에 대해 켈리 장관은 “케네디 대사의 취임은 양국이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전진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네디 대사는 15일 디자인 회사 사장인 남편 에드윈 슐로스 버그씨와 함께 일본에 도착해 18일 이후 아베 신조 총리를 예방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무에 들어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월24일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와 안보경험이 적은 케네디를 주일 대사로 지명했고 상원은 만장일치로 인준했다. 이후 그녀는 일본 전문가들로부터 집중 수업을 받았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상원이던 1957년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학과 콜롬비아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8년 힐러리 클리턴 상원의원이 국무장관에 지명되자 승계자가 됐지만 나중에 사임했다.
그는 또 아버지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3년 암살당한 후 그의 자료를 수집한 케네디 도서관 재단 이사장,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명예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시에 조예가 깊고, 많은 책을 썼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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