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스틴ㆍ어바인(미국)=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 초 미국 시장에서 고급세단인 신형 제네시스와 K9(현지명 K900)을 잇따라 내놓는다. 프리미엄 차종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판매담당 부사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신형을 공개한 후 4~5월께 판매할 계획"이라며 "에쿠스와 함께 고급차종 판매목표를 3만5000대 정도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두 차종의 미국 판매치는 현대차 에쿠스가 2867대, 제네시스가 1만6659대(10월 말 기준)로 올해 말이면 2만4000여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속한 고급 차종 가운데 이 같은 판매량은 전체의 6.8% 수준이다.
주코브스키 부사장은 "내년 고급차종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라며 "전체 차종 가운데 제네시스와 같은 럭셔리카는 브랜드의 위상과 직결될 만큼 중요한 위상을 갖는다"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비슷한 시기 고급세단인 K9을 미국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고급세단을 내놓는 건 K9이 처음이다. K9은 오는 20일 열리는 LA모터쇼에서 신차발표회가 예정돼 있다. 마이클 스프라크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내년 봄 서부지역을 시작으로 K9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쏘울ㆍK5(현지명 옵티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느낌을 주는 기아차의 이미지가 고급 차종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이 뜻하는 바가 예전과 달라졌다"면서 "기아라는 브랜드가 주는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대중차 시장에서는 오히려 판매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잇따라 고급차종을 투입하는 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전체 차급의 판매증대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중순 10%에 육박할 정도로 현지 점유율을 끌어올렸으나 올해 들어서는 10월 현재 8.1%로 주춤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점유율은 7.7%로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요타 등 일본업체는 물론 GMㆍ포드 등 미국 업체까지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결과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은 105만79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줄었다.
주코브스키 부사장은 "지난 2~3년간 신차 출시가 뜸했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때 받쳐주지 못해 판매가 다소 부진했다"며 "이 같은 점이 해결되면 유리한 점유율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딜러점인 터스틴 현대차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트로이 커스는 "현대차 미국시장 점유율이 주춤하면서 딜러의 수익도 같이 떨어졌다"며 "수요는 많았는데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딜러점인 세리토스 기아의 허비 웨스턴은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신속한 신차 출시, 경쟁 브랜드를 따돌릴 수 있는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터스틴ㆍ어바인(미국)=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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