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쇼핑시즌 디왈리, 금 판매 60% 감소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인도 정부의 '금 수입 억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최근 인도의 '디왈리(빛축제)' 중 금 판매가 60%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 정부의 금 수입 규제 정책이 성공한 것 같다고 평했다.
2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디왈리는 힌두 문화권의 3대 축제 가운데 하나로 금붙이 등 귀금속을 구입하는 인도 최대 쇼핑 시즌이다. 그러나 올해 디왈리에서 귀금속 시장은 꽁공 얼어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금 수입은 사실상 중단돼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뭄바이보석협회의 쿠마르 자인 부사장은 "금화나 보석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지난 2~3개월 간 금 수입이 전혀 없었던만큼 축제 기간 중 수요를 맞출 재고가 충분치 않다"고 귀띔했다.
인도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신규 금 수입을 중단시켜 8~9월 금 수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금고 안에 있던 금 모두 시장에 풀렸다. 봄베이금협회의 수레시 훈디아 전 사장은 "금값이 올랐지만 축제 기간 중 대체적으로 떨어질 듯싶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수입 규제로 금값이 오르자 소비자가 비싸다는 인식에 금 구매를 꺼리는 것이다.
인도 최대 귀금속 업체 기탄잘리 그룹의 설립자 메훌 초크시는 "금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인도 전역의 귀금속상에서 판매가 1년 전보다 30~35% 줄었다"면서 "이는 전체 금 판매에 영향을 줘 금 판매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탄잘리의 주가는 올해 들어 87.8% 떨어져 바닥을 친 뒤 최근 4주 사이 18% 다시 올랐다.
인도에서 '금 가뭄' 현상이 일어난 것은 인도의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 탓이다. 2012~2013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경상수지 적자는 878억달러(약 93조1558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적자의 주범으로 금이 꼽혔다. 인도인들의 열렬한 금 사랑으로 금은 석유에 이어 두 번째 수입 품목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금 수입량은 세계 전체의 28%를 차지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금 수입 고삐를 바짝 조였다.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금 수입 관세를 10%로 올린 데 이어 최근 5%포인트 더 올렸다. 경상적자를 줄이고 최근 약세인 자국의 루피화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인도의 올해 2ㆍ4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218억달러로 전분기(181억달러)보다 다소 늘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는 줄었다. 지난 6월 무역수지 적자는 5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