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이 최고치에 달했던 2009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미분양 매입과 세금감면 등의 활성화 대책이 이어진 결과다.
31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통계치를 분석한 결과 2009년 5월 5만4141가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준공 후 미분양은 2013년 9월 2만4667구로 5년 새 2만여가구나 줄었다. 다만 2012년 하반기부터 수도권 물량이 지방 물량을 추월하는 등 지역별로 준공 후 미분양물량에 대한 양극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13년 9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2만4667가구) ▲수도권(1만4279가구) ▲지방(1만388가구)으로 전체 물량의 58%가 수도권에 위치했다. 2009~2010년 준공 후 미분양주택의 90% 이상이 지방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수도권 주택경기가 최근 3년간 지방보다 더 좋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수도권 내에서는 ▲경기(1만670가구) ▲인천(2801가구) ▲서울(808가구) 순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많았고 지방에서는 ▲강원(1763가구) ▲대구(1233가구) ▲충남(1152가구) ▲부산(1042가구) 순으로 많았다. 다만 수도권과 달리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의 준공 후 미분양은 수백 가구 미만으로 적었다.
면적별 준공 후 미분양을 살펴보면 전체 2만4667가구 중 ▲60㎡ 이하(2270가구) ▲60~85㎡(5937가구) ▲85㎡ 초과(1만6460가구)로 면적이 클수록 남아 있는 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곳에 대한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가격상승 시기에도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군·구별 준공 후 미분양을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성북구(111가구) ▲동작구(103가구)의 물량이 많았고 경기도에서는 ▲용인시(2836가구) ▲고양시(1938가구) ▲파주시(1038가구) ▲수원시(1028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았다. 용인시와 고양시 등은 금융위기 후 건설사의 밀어내기 분양에 따른 부작용이 아직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외 인천광역시는 ▲중구(1217가구) ▲서구(794)의 물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종지구, 청라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대규모 분양에 따른 후유증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의 매매가는 2012년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후 미분양이 1000가구 이상인 경기 용인, 고양, 파주, 수원시와 인천 중구의 2012년 대비 현재 시점 3.3㎡당 매매가는 ▲용인(950만→927만원) ▲고양(903만→902만원) ▲파주(713만→710만원) ▲수원(900만→895만원) ▲인천 중구(752만→739만원)로 모두 하락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준공 후 미분양주택이 지역 내 매매가격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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