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해외 51개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세종학당이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과 한국어교원 확보가 뒤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학당은 한국어 및 한국 문화 보급기관이다.
29일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세종학당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세종학당이 올해 20개국 27개소를 새로 지정, 44개국 90개소에서 51개국 117개소로 늘어났으나 한국어를 가르칠 전문 교원 파견은 지난해 20명에서 올해 4명 늘어난 24명에 그쳐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07년 3개국 13개소로 출발한 세종학당은 사업 실행 6년 만에 51개국 117개소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새로 지정한 27개소를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모두 30개소를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어를 가르칠 전문 교원 파견은 지난해 20명에서 올해 4명 늘어난 24명에 그치고 있다. 올해 해외 세종학당은 30개까지 늘려 모두 120개소를 운영한다. 그러나 한국어교원국외파견은 고작 4명만 늘어나 교육 관리에 구멍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해말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연구용역 '한국어 교육 지원 효율화 전략 수립'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올해 세종학당이 120개소에 이를 경우 한국어교원 40명을 파견하는 것이 적정하다.
또한 해외파견 한국어교원을 점진적으로 늘려간 후 2014년부터는 학당별 1명씩 한국어교원을 파견해 세종학당의 교육 내용의 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할 것으로 주문하고 있다.
결국 세종학당은 연구용역에서 권고하고 있는 한국어교원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학당 수만 부풀려놓은 셈이 되었다. 참고로 중국은 중국어 확산을 위해 해외에 설치하고 있는 공자학원(109개 국가)에 2060명의 교사를 파견(2009년 기준)했다.
또한 여전히 세종학당 설치 지역이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한국어의 세계화와 확산에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있다. 실제로 세종학당은 전체 117개소 중 아시아 지역에 72개소(전체대비 61.5%)나 설치됐다. 반면 유럽 24개소(20.5%), 북중미 14개소(11.96%), 아프리카 5개소(4.27%), 오세아니아 2개소(1,7%)로 심각한 지역적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은 “한국어 세계화를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져야할 때”라며 “세종학당의 양적 확대는 부실한 교육으로 치달을 수 있어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줄 우려가 높다”며 “한국어 세계화를 실적 위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해외에서의 학문적인 접근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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