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업체 트위터가 25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로드쇼에 돌입한다. 트위터는 IPO로 10억달러(약 1조605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할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트위터 상장을 둘러싼 기대감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너무 강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시점에 트위터도 IPO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이야말로 릫악수릮라고 최근 평가했다.
공식적으로 아직 상장 시장과 시점, 상장 주간사와 인수단 발표도 안 한 알리바바가 트위터를 가로 막은 셈이다. 알리바바는 미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할 게 분명하다.
알리바바의 올해 예상 매출은 50억달러, 순이익은 10억달러다. 반면 트위터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실적이 매출 4억2200만달러에 1억34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성장 목표 차이도 엄청나다. 알리바바의 루자오시(陸兆禧)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16년까지 거래 규모를 현재의 3배인 4900억달러로 확대해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까지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내년 1분기 상장해 100억~150억달러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업가치를 1000억달러로 추산한 것이다. 예상 공모가 기준으로 트위터의 기업가치가 100억~150억달러인 것과 최대 10배 정도 차이 난다.
트위터가 올해 상장해 페이스북 이후 최대 IP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어도 알리바바 상장 때까지 한시적인 것이다.
알리바바가 뉴욕 외에 런던에서 2차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의 미 증시 상장은 지난 몇 년간 침체를 거듭한 중국 기업의 미국 공략에 다시 불을 붙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몇 년 동안 회계 부정 스캔들로 중국 디스카운트가 발생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만 해도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은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회계 스캔들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알리바바는 야후가 지분 24%를 보유한 만큼 투명성에서 과거 기업과 다르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百度)의 자회사인 여행 관련 업체 취나닷컴과 지역 정보사이트 릫58닷컴릮은 각각 1억1700만달러와 1억5400만달러 규모의 IPO 신청에 나섰다. 양사의 IPO 추진도 알리바바로부터 영향받은 것이다.
글로벌 IPO 분석업체 르네상스 캐피털의 캐슬린 스미스 창업자는 중국 기업의 잇단 미국행에 대해 “중국보다 미국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네이버의 자회사지만 일본에 근거를 둔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도쿄증시 상장을 결정했다.
미국,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 업계 대표주자들의 IPO전은 이제 시작된 것 뿐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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