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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창당 1주년 기념 '진보정치의 재도전, 길을 묻다' 정치대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의당은 20일 '진보정치의 재도전, 길을 묻다'는 정치대담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진보정치의 부활을 위해서는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 등을 내놨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원석 정의당 국회의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등을 토론자로 정치대담이 열렸다. 토론자들은 한국정치의 현황에서부터 진보정치의 미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진보정치의 현재 상황과 관련해 토론자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대표는 "보수가 정치의 주류가 되는 데 있어 기반 역할을 했던 기구들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등 진보정치의 상황이 조성됐지만, 보수세력은 물론 진보세력도 자기 혁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세력의 미래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내놓는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내놓을 때 고객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 가치가 알려지면 폭발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강자 독식의 가난한 민주주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가난한 민주주의에 충실하게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가 보수에 비해 권력자원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사회경제적 이슈에서 큰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장은 "당장의 선거만을 보지 말고 긴 과정에서, 일상정치를 얼마나 잘 하냐, 먹고 사는 문제로 어떤 전선을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004년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입성했을 당시 무상의료 등을 어젠다로 제시하며 의제를 선도했지만, 진보진영의 분열, 통합 담론 속에서 성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세력은 소수이고, 상당기간이 소수일 가능성이 높다"며 "집권은 이상으로 설정하되, 우선적으로는 무시할 수 없는 의석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 역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이슈를 던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정치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참가자들 간에는 의견이 일부 다른 부분도 있었다.


박 대표는 가난 할수록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한국 정치의 특성 등을 감안했을 때 계층을 통한 진보정당의 성장전략 보다는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대선과정에서의 연령대별 투표 내용 분석에서 저소득층이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것은 세대가설, 치안가설 등 다양한 이유가 설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특성등을 감안해 40대 중반을 기점으로 나뉘는 세대 간의 판이한 정치적 입장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소장은 선거구제 변화와 노동법 개혁 등을 통해 진보세력의 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현재의 소선구제에서는 제3당의 존립 기반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선거구제 등을 바꾸는 방식을 통해 진보정당의 의회 내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이 소장은 노동법도 과감히 바뀌어 노동의 인정법위를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의 진지를 만든다면, 진지를 근거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실질적 진지를 만드는 투쟁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심상정, 노회찬으로 대표되는 진보의 얼굴에 대해서도 참가자들간에는 의견이 달랐다. 이 소장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 의원이나 노 전 대표 등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분"이라면서도 "앞 세대 정치인들이 밀알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 의원은 "정치는 결국 인물로, 당의 향후 비전과 관련해 대통령감이 있느냐로 갈린다"며 "진보정당의 수평주의를 극복하고 천호선 당 대표, 심 의원, 노 전 의원 등 당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정치가 낡은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어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 소장은 "여야 할 것 없이 낡은 정치를 못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2012년 대선 당시의 문제를 가지고 여야가 격돌하고 있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세력의 경우 정치의 주제가 바뀌는 것을 힘들어 하기 때문에 정치나 도덕, 남북 이슈들을 제기하는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여기에 충실이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여야가 공정을 경쟁을 통해 정치를 해 나가야 하는데, 죽자 사자 대결만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들이 제공되어야 한다"며 "진보정치 또한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공과는 평가할 부분이 있지만. 이명박 정부 5년, 박근혜 정부 8개월간의 모습을 보면,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습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한 "박근혜 대통령만 보이고 여당이 보이지 않는다"며 "여당인 새누리당이 군주를 모시는 신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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