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HK저축은행의 배당 문제를 놓고 1대 주주인 에슐론(MBK파트너스 자회사)과 2대 주주인 현대캐피탈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투자금 조기 회수를 위해 배당을 주장한 MBK와 금융사의 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둔 현대캐피탈이 정면 충돌한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저축은행은 지난 9월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79억8500만원을 배당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당초 2대 주주인 현대캐피탈은 HK저축은행의 배당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데다, 건전성 강화를 위해서는 배당 대신 내부 유보금을 더 쌓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도 HK저축은행 배당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대 주주인 MBK가 고배당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1대 주주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2대 주주인 현대캐피탈은 이에 반발해 MBK에 파견했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최근 모두 철수시켰다.
MBK 측은 배당 자체가 문제될 것이 없으며 그간의 투자금을 감안했을 때 거액을 배당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MBK 측을 대변하는 HK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배당을 결정한 배당금 총액은 배당가능이익 557억원 대비 14.3%, MBK와 현대캐피탈의 투자금액 2713억원 대비 2.9%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7년간 배당 없이 묵묵히 기다려 준 소액주주를 포함,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합리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캠코에 매각한 PF대출채권에 대한 잔존손실예상액 408억원을 한 번에 적립하면서 최근 순이익이 90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417억원 대비 하락한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현금배당성향률 역시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주들 간 갈등이 빚어지면서 HK저축은행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현재 HK저축은행에는 주주들 간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축은행 측에서는 주주 간 불화설로 영업손실을 입는 등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은 "주주 간 의견 불일치는 있었지만 공동경영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배당 후에도 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HK저축은행이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액의 배당을 실시한 데 대해 상당히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이뤄질 HK저축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서 배당 성향을 포함한 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는 HK저축은행을 비롯한 대형계열 저축은행에 대해 매년 공동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측에서는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과거 문제가 된 저축은행들에 비해 주주들이 튼튼한 것은 사실이지만, 혹시라도 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걸 숨기고 배당했다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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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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