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17일 금융지주 회장들 대신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은행장들이 진땀을 흘렸다. 이번 국감이 동양 사태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만큼 비교적 원활하게 넘어가긴 했지만, 중간중간 지적된 질의에 대해 행장이 제대로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서진원 신한은행장에게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일부 주주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했다고 지적했다.
서 행장은 오전 김 의원의 지적에 따라 확인해보겠다고 답했으나, 저녁께 보충질의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에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다.
서 행장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자 김 의원은 "신한은행의 계좌조회 목록 중 '서울시장 후보 노회찬 후원회' 계좌가 있다"며 "정치인의 후원계좌를 시중은행이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지시로 무단 조회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서 행장은 오는 18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전 관련 자료를 제출키로 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김영주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도쿄지점 직원의 불법 자금세탁 연루 혐의에 대해 질문받았다. 이 행장은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종합검사를 받는 도중 일부 자금출처에 대한 소명이 불확실했다"며 "(일본 금융청에) 충분히 소명했다"고 답했다.
이 행장은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의 성과급 지급 문제에 대한 질문도 받아 곤혹스러워 했다. 전 회장의 성과급 지급 문제는 행장이 정할 수도 없고, 언급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라서다. 김기식 의원은 "어 전 회장이 최근 금감원 징계를 받았고 장·단기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징계를 받은 인물이 성과급을 받아가는 게 적절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행장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김기식 의원의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에 대해 "하나은행에서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 김 의원으로부터 "당초 증인으로 금융지주 회장을 신청했는데 은행장이 대신 나오겠다고 해서 묻는 것"이라고 지적받았다. 이에 김 행장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며 "향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은 '중국 화푸센터' 헐값매각과 관한 질문에 "대강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가 김기식 의원으로부터 "이슈에 대해 알고는 있느냐"며 질타를 받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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