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함의 띄는 무기로 바뀌는 과정"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북한 핵능력에 대한 평가는 매우 심각하며 기술적으로는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 본부장은 이날 아태정책연구원이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연구포럼에 참석,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외교적 대응'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본부장은 "(북한에서는) 최근 5MWe 원자로 재가동 징후가 있고 영변에 농축 시설을 확대하는 징후도 있으며 소규모 경수로도 건설 중"이라며 "3차례 핵실험으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은 핵폭발 장치와 핵실험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조 본부장은 "북핵 능력이 굉장히 증강됐다"며 "북핵은 과거의 정치적 선전 무기에서 군사적 함의를 띄는 무기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김정은 체제 북한은 (북핵) 의도와 능력 면에서 과거의 '전략적 모호성'을 모두 거두어들였다"면서 "핵무기 보유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냈고, 여러 핵 활동과 함께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버림으로써 최대 유일의 후원자인 중국마저도 어느 정도 등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면서 "시진핑(주석)하의 중국은 점점 더 북한과의 관계를 보통의 '국가 대 국가' 관계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 시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나 북중 경제협력에 근본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 핵실험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단행하는 것은 북한으로서도 굉장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북핵 문제 전략과 관련, "북한을 직접 설득하기보다 중국을 설득해 북한의 핵 포기를 함께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올해 초부터 한미 양국이 추진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최근 북한의 대화 공세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 실시와 핵 보유 공언만으로도 모자라 '핵군축 회담'을 운운한다"면서 "이런 마당에 아무 준비 없이 6자회담으로 돌아가면 아무 성과 없는 회담이 될 것이 불 보듯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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