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근로자의 노동이동을 나타내는 입·이직률이 지난해 2분기부터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시장이 활기를 잃었다는 의미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지난달 입직자 수는 5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명(7.9%) 늘었다. 이직자 수는 53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7000명(4.1%) 증가했다.
전체 근로자 대비 입직자 비중(입직률)은 3.9%로 전년 동월대비 0.2%포인트 늘었고 이직률은 전년 동월과 유사한 3.8%를 기록했다. 입·이직률은 지난해 큰 폭으로 줄기 시작해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의 입직률은 늘어난 반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에서는 입직률이 줄었다. 지난 8월 300인 미만 사업체의 입직률은 4.2%로 전년 동월대비 0.3%포인트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2.1%로 0.1%포인트 줄었다. 이와 반대로 이직률은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 0.1%포인트 줄었고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0.2%포인트 늘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11.2%),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7.8%)에서 입직률이 높았던 반면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1%), 금융 및 보험업(1.5%), 광업(1.5%)의 입직률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직률은 건설업(9.8%), 숙박 및 음식점업(8.3%)에서는 높았지만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0.9%), 부동산 및 임대업(2.1%)의 이직률은 낮았다.
5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1501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9만5000명(1.3%)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근로직에서 전년 동월대비 8만9000명이 늘어 전체 증가폭을 견인했다.
다만 이 같은 완만한 증가세를 고용시장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손필훈 노동시장분석과장은 "종사자 수 규모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신규채용, 퇴직 등 이동상황을 보여주는 입·이직률이 지지부진해 본격적인 고용회복으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통 종사자가 25만명에서 30만명수준까지 늘어야 경기회복세의 신호로 파악하고 있다"며 "20만명을 밑도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부족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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