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테이센 英FT 인터뷰...유럽 기업 경쟁력 상실,미국으로 투자 이동 경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독일 최대 전력회사 에온(Eon)의 요하네스 테이센(Johannes Teyssen)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64)가 미국의 에너지 가격 비교 우위로 유럽의 중공업 분야 기업들이 유럽대륙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이센 CEO는 유럽은 현재 미국과의 간극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몇 년 간의 오랜 혁신이 필요하며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을 가스화력 발전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이센 CEO는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셰일 오일과 가스 혁명은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을 유럽의 25%에서 최대 33% 수준으로 낮췄다고 그는 주장했다. 낮은 에너지 비용은 제품 생산 비용을 낮춰 결국 가격경쟁력 등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테이센 CEO는 “이 같은 비용차이가 기업들을 불안하게 하고 투자를 결정짓고 있다"면서 “환경문제는 제쳐놓고 유럽이 천연가스 프랙킹(수압파쇄)을 추진하더라도 그것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발언은 높은 에너지 비용 탓에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화학분야 기업들이 투자를 미국 대륙으로 옮길 것이라는 우려를 더하다고 FT는 평가했다
그는 유럽대륙이 직접 셰일가스와 오일을 개발하기 보다는 중국과 호주가 개발해 카타르 등지에서 가스를 생산하면 더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테이센은 “직접적인 프랙킹보다는 간접효과가 유럽을 도울 가장 신속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산업 경쟁력을 염려하는 정치권이라면 기능을 못하는 에너지 정책을 수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이센은 유럽의 발전은 더욱 더 더러워지고,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데도 이산화탄소 함유량은 증가하며, 값은 비싸질 뿐 아니라 안전성도 상실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비상경보가 요란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해법은 이렇다. 유럽 전역에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붐을 일으킨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줄이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테이센은 “독일과 다른 국가의 신재생에너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그런 지원정책이 시장을 왜곡했다”면서 “에온이 효율은 높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가스화력발전소를 놀리고 있는 것은 그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우리는 거인에게 유아식을 먹인 결과 제 발로 걸을 수도 없고 걸을 필요도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고 비유했다.
에온과 유럽의 다른 발전회사들은 유럽연합(EU)에 대기질 규제를 완화해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가스화력발전소로 돌리게 해 햇볕이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로비를 벌여왔다.
귄터 외팅거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은 업계의 이 같은 불만에 공감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공자왈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라고 FT는 전했다. 외팅거는 FT에 “진정한 유럽 단일 가스전기 시장을 만드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만 말했다. EU 관리들도 오랫 동안 EU에너지 정책의 핵심이었던 그런 정책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면서 더 깨끗하고 신뢰성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이센은 이에 대해 “유럽의 에너지 정책은 점점 더 시장은 국가 중심,지역 중심화하고 있다”면서 “독일 슐레스비히 홀스타인주는 이웃 주가 송전선로 반대하고 있음에도 실제 사용량보다 네 배나 많은 풍력발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독일 힐데스하임 태생인 테이센은 2010년 5월부터 독일 최대 발전회사인 에온의 경영을 맡아왔다.그는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괴팅겐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하고 괴팅겐 대학에서 1991년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89년 하노버의 프로이센 에렉트라에 합류한 뒤 1999년 하스트라이 이사회 이사, 2001년 헬름슈테트의 아바콘 회장을 거쳐 2001년 뮌헨의 에온 에네르기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03년부터 4년간은 이온 에네르기의 회장직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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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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