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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문화의 이해'가 해외진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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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문화의 이해'가 해외진출 첫걸음 이필훈 포스코A&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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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90을 앞둔 어머니는 그 당시로는 신여성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셔서 요즘도 영어로 된 홍보물들을 잘 읽으신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도 접근성이 뛰어나시다.


그런 것에 비해 '먹을 것'에 대해선 매우 보수적이시다. 외식을 하려면 늘 어머니 식성에 맞춰야 한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의식주 중에 가장 보수적인 것이 '식(食)'이다. 대한민국이 100년 동안의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전통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도 '먹거리'다. 전통의 옷은 설날과 결혼식에서만 볼 수 있고 전통주거 역시 전시품으로 남아있는데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을 비롯한 장류와 김치를 비롯한 발효식품, 그리고 주식인 밥까지 실생활에 그대로 남아있다.


옷을 디자인하는 전문가나 건축설계를 하는 건축가들은 오랫동안 우리 삶이 만들어낸 전통적인 것들을 현대의 삶에 도입하려고 애쓰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전통이더라도 이미 삶의 형식이 세계화한 대중들에게 옛 형식을 강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가족이 핵가족이 되고 핵가족이 분해되어 일반적 가족의 유형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 대가족 제도에 맞는 전통적 주거의 공간을 고집할 수 없고, 이전에 없던 수많은 업무유형을 전통공간으로 담아낼 방법이 없다.


100년 전 조상들보다 20㎝ 이상 큰 키의 현재 한국인들에게 옛날의 치수를 적용할 수도 없다. 그래도 주거형식 중엔 대중의 취향으로 남아 있는 전통의 흔적들이 있다. 남향 선호와 자연환기 등의 '친환경'과 '온돌'이다. 특히 온돌 난방방식은 중국과 러시아에 수출되어 인기 주거아이템이 되었다.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되어 건설사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수주사업 원가관리 실패에 따른 어닝쇼크로 해외 건설시장의 높은 벽을 절감하고 있다. 건설사는 자신의 위치를 냉철히 평가해야 한다. 사실 한국의 건설사는 기술적 경쟁력엔 취약하다.


그런데 돌아보면 건설사들이 그간 국내외에서 해왔던 일은 도시 만들기였다. 특히 민간 주거분야에 있어선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아파트 분양은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집 팔기다. 성공적인 분양을 위해선 수요자의 마음읽기가 가장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제3세계 및 전후국가에서 수많은 도시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도시들을 만들길 원한다. 주거는 정부가 앞장서서 분양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민간분양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시점에 해외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핫(hot)'하게 뜨고 있는 것이다. 토목을 통한 도시 인프라를 만들고 주거와 업무 상업시설을 만들어 분양하는 일은 우리 건설산업계에서는 어느 나라보다 많이 수행해 왔으며 그 노하우를 인정받아 신도시 수출도 여럿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아파트 분양을 통해 체득한 세계화된 주거의 공통 아이템 위에 온돌처럼 각 나라가 고집하는 전통적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 때 한국의 건설은 독보적인 해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국내든 해외든 물건을 파는 사람이 망하는 첫 번째 이유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의식주는 삶의 본질적 요소이면서 한편으로 문화이다.


가장 보수적인 음식도 해외에 나갈 때는 그 나라에 맞게 맛을 조절한다. 건설이 기술적 경쟁력을 넘어 문화적 이해의 깊이를 가져야함을 깨닫게 될 때 우린 건축주의 언어, 문화, 전통의 몰이해에서 왔던 수많은 실수들을 극복해내고, 우리가 그동안 쌓아왔던 토목, 도시, 건축, 주거의 경쟁력을 세계에 펼쳐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필훈 포스코A&C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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