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KB저축은행은 25일부터 대부업체보다 최고 20%포인트 금리가 낮은 'KB착한대출' 상품을 판매한다. '서민에게 시우(時雨·때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와 같은 금융상품을 내놓겠다'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뜻이 강력하게 반영됐다.
KB착한대출은 대부업체보다 한도는 높고 금리는 낮다. 은행권 거래가 어려운 저신용 고객을 지원하면서 은행의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한 달 남짓 지연됐다. KB금융지주 관계자들은 "금리를 더 낮춰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라는 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최종단계에서 상품 설계를 다시 검토했다"고 귀띔했다.
KB착한대출은 당초 '돈 벌면서 좋은 일도 하자'는 임 회장의 의지에 따라 고안됐다. 임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를 모델삼아 은행보다는 금리가 좀 높아도 대부업체나 캐피탈보다는 금리가 낮은 서민용 금융 상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은행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면서도 저신용 고객의 금리 부담을 줄이고, 불법 사금융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이 상품의 장점이다.
KB착한대출의 한도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까지이며, 대출 기간은 6개월에서 60개월까지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취급수수료나 중도상환 수수료는 없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출 금리는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낮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 주 고객층이 될 저신용자들은 평균 연 19%에 500만원 정도를 대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에서 통상 300만원을 연 최고 39%에 빌리는 걸 고려하면, 한도는 200만원 많고 금리는 최대 20%포인트 낮은 셈이다.
만약 저신용자가 500만원을 60개월동안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빌린다면, 대부업체에서 최고 금리 39%로 대출을 받을 경우 매월 19만450원씩 상환해야 한다. 반면 KB착한대출의 경우 최저 이율 19%를 적용할 때 매월 12만9710원만 갚으면 된다 월 기준으로는 6만740원, 연 단위로는 72만8880원이나 원리금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KB착한대출 신청은 KB저축은행이나 KB국민은행 영업점 또는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청도 가능하지만, 이자가 10%포인트 비싸진다.
KB저축은행은 "착한대출 상품 설계를 위해 신용평가방식도 손질했다"면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별도의 평가시스템을 마련했고, 연체 가능성에 대비해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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