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전광우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5년 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고 미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WSJ는 리먼 파산 5주년을 3일 앞둔 12일(현지시간) 전광우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에 실었다.
WSJ는 전 위원장이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막은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설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먼이 파산을 선언하고 158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기 때문이다.
전 전 위원장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침몰해가는 타이타닉을 구하기에는 너무 작은 배였다며 한국의 리먼 인수는 비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전 전 위원장은 리먼 파산 1주일 전 결정을 내리고 리먼과 산업은행의 협상을 중단시켰다며 이는 옳은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리먼 인수에 심각하게 개입했더라면 한국의 경기 회복은 훨씬 더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리먼과 산업은행의 협상 상황에 대해 리먼 파산 몇 달 전부터 양 측의 협상이 진행되다 말다 했다며 당시 산업은행 협상단에 보이는 것보다 숨겨진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며 협상을 서두르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 뉴욕에서 간단한 실사를 진행한 후 산업은행측이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전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를 국제 결혼에 비유하며 그렇기 때문에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5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 많이 노출된 상황이라며 다만 국가별로 상황은 다르다며 경상수지 적자국은 더 쉽게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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