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중국인들의 폭발적 잠재수요를 타고 커피 원자재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직은 중국인의 커피소비량이 낮은데다 커피는 불황을 타지 않는 기호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10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란 변수를 놓고 커피시장을 보면 상당히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커피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봤다. 스타벅스의 중국내 매장 증설 추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2009년 말 365개이던 스타벅스 매장이 2013년 2분기 910개로 늘었다. 이 연구원은 “4일에 한 곳씩 증가하는 속도로 추정해보면 2015년 중국 내 스타벅스 점포 수는 1500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2007년 당시 '중국인이 씻기 시작했다'라는 화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물 펀드'처럼 커피도 중국을 수요처로 등에 업고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물 펀드는 사실상 중국이라는 실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만에 1조원을 기록했다"면서 "물 펀드와 달리 커피는 분명히 '중국'이라는 실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아직도 많은 중국인들이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미국은 1인당 연간 4kg의 커피를 소비한다. 비교적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3.4kg,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도 0.5~0.6kg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소비는 0.02kg에 불과하다.
이 연구원은 "중국 인구 구조상 젊은층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어 향후 커피 시장 확대는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커피 시장 성장의 수혜를 한국기업이 입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커피믹스시장 국내 점유율 1위 동서식품은 지분구조상 맥심 브랜드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고 시장점유율 2위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의미 있는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커피 기업보다는 커피 자체에 투자하는 커피 파생결합증권(DLS)이나 커피 상장지수펀드(ETF)가 장기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가격수준에서 커피 DLS에 가입하면 금융위기 저점보다 30% 더 떨어져야 원금 손실 기준에 도달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커피산업은 불황을 타지 않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면서 최근 5년간 커피시장이 20%씩 꾸준히 커왔다"면서 "중국도 같은 맥락에서 유추해보면 중국 경제성장의 우려를 커피 원자재 시장은 피해갈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커피가격의 급락은 수급불균형에 있다고 봤다. 2010년 상반기 파운드당 300센트를 넘어갔던 커피가격은 최근 110센트대로 떨어졌다. 2008년과 2012년 사이 브라질은 커피생산량을 20.6% 늘렸지만 미국 커피소비량은 2.7%p 늘려 공급과잉으로 커피 가격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수급이 깨져 커피 가격은 현재 바닥에 근접한 상태"라고 전했다. 추가 급락 가능성이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이 높다는 평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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