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과 만도 간 끈끈한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일에서 양 사 간 긴밀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국민연금은 6일 현재 만도(10.60%), LS(10.18%), 이수페타시스(10.08%), 한솔CSN(10.13%) 등 4개사의 지분을 10%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위 '10%룰'이 완화된 후 처음으로 지분 10% 이상을 확보한 기업들이다. 4개사 중 가장 지분율이 높은 곳은 10.60%를 보유한 만도다.
국민연금과 만도 간 관계는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도는 한라공조(현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공식 선언했는데, 당시 국민연금에서 확보한 보유지분 우선매수권은 든든한 뒷배였다. 한라공조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의 공개매수 제의를 국민연금이 거절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지분 우선매수권이 만도에게 있는 한, 비스테온의 2차 공개매수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8개월 후인 올 4월, 양 사는 다시 만났다. 만도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모기업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훼손 행위"라며 반발이 심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경우 주금납입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면서까지 반대 의사를 밝혔을 정도다.
만도 지분율 9.7%로 2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만도에 "한라건설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유증은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만도 지분 3% 이상을 보유해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는데 전면에 나서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만도의 유증 참여를 두고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이후 주식은 되레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3일부터 사흘 동안에만 만도 주식 8만8772주를 매집했다. 주당 매입 단가로 따졌을 때 약 114억5000만원 규모다.
국민연금이 만도와 여전히 함께인 건 최근 만도 주가 회복세가 뚜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증 소식 후 만도 주가는 7만3000원대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6일 현재 13만2500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배경은 실적 개선인데, 만도의 2분기 영업이익은 9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늘었다. 매출액은 1조4548억원으로 14.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10억원으로 2.6% 뛰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도는 유증 후 임직원 자사주 매입, 정몽원 회장 담화문 발표 등 주주 친화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무엇보다 주가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국민연금으로서는 매집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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