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보육비 관련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 차관은 5일 오후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육비 관련 사실관계가 서울시의 주장과는 다르다며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후 부족한 보육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통해 부족한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정부가 재정을 책임진다는 약속을 깨고, 서울시와 한마디 상의도없이 서울시는 80%를 중앙 정부는 20%만 부담하겠다는 것을 통보했다"면서 "3708억원의 부담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어렵고 힘들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했다"며 "더 이상 수수방관하고 있는 중앙정부를 기다릴 수 만은 없었다"고 지방채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박 시장이 실천을 해줘서 다행히 자녀들의 보육료 지급이 중단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라고 하면서도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박 시장이 열거한 사실들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박 시장이 말하는 40%는 이미 올해 달성되고 있다"며 "나머지 60%를 서울시가 부담하면 서울의 영·유아 비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투입되는 영·유아 보육비의 40% 이상을 중앙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서울시의 보육사업에 대한 기준보조율은 20%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차등보조율을 적용해 10%포인트를 추가로 지원한다. 이에 따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개 구(區)는 국고보조율이 30%가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작년 국회에서 올 예산을 편성할때 지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5600억원의 예비비와 특별교부금으로 별도로 마련해서 영·유아 보육비 지원을 위해 배정했고, 그 가운데 1423억원이 서울시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전체 서울시의 영·유아 보육비 가운데 42.2%는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이 차관은 설명했다. 박 시장이 요구하는 서울과 정부의 부담비율인 6대4가 이미 실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차관은 또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했다. 이 차관은 "다른 16개 광역단체는 올해 지자체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영·유아 보육비 예산을 정부안대로 했는데 유독 서울시만 이를 반영하지 않고 했다"며 "이 부분은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앙 정부의 예산안 처리가 국회에서 지연되면서 지자체 예산안의 경우 정부안을 기초로 작성됐는데 서울시는 이를 따르지 않고, 2012년을 기준으로 작성됐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서울시의 영·유아 보육비에는 0~5세 무상보육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2000억원 가량 부족하게 편성된 것이다.
한편 기재부는 서울시가 발행하는 지방채에 대해 기금 등을 활용해 인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차관은 "서울시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요청은 없었지만 그런 방식이 얼마든지 가능은 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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