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생명보험사 가운데 전분기 대비 지급여력(RBC)이 상승한 곳은 푸르덴셜생명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자산 운용 손실이 커져 보험사 대부분 RBC가 크게 떨어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사별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보험사 전체 평균 RBC는 273.7%로 전 분기(307.8%)보다 34.1%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의 RBC는 277.7%로 39.8%포인트, 손해보험사는 264.3%로 20.6%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이 집계한 생보사 24곳 가운데 RBC가 상승한 보험사는 연금보험만을 판매하는 단종보험사 IBK연금보험을 제외하곤 푸르덴셜생명이 유일하다. 생보사들이 평균 40%포인트 하락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이 기간 오히려 9.2%포인트 올라 업계 최고치인 487.0%를 기록했다. 국내 생보사 중 재무건전성이 가장 우수한 셈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생보사들 가운데 RBC 낙폭이 가장 큰(73.5%포인트) 것으로 나타나 '업계 1위'의 체면을 구겼다. 업계 2~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전분기 대비 각각 5.1%포인트, 20.6%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삼성생명(334.8%), 한화생명(208.8), 교보생명(237.7%) 모두 아직까진 양호한 RBC를 유지했다.
생보사들 가운데 우리아비바생명(154.6%), KDB생명(159.5%), KB생명(155.9%) 등이 권고치인 15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자본 확충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의 RBC 하락은 미국 출구전략 가시화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 및 주가 하락으로 유가증권의 평가손익이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재무건전성 취약 우려 보험회사에 대해서는 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를 적극적으로 지도할 예정이다.
RBC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경영 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를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감원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 경영개선권고를,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를, 0%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 등 단계적으로 적절한 시정조치를 내린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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