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차기전투기(FX) 사업에 참여하는 3개사가 모두 가계약을 아직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개사는 가계약 체결을 위한 서류는 제출했지만 현재 방위사업청과 가계약의 용어문제 등을 조율하고 있어 이르면 다음 주나 돼서야 가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군 관계자는 "현재 FX사업과 관련된 업체와 가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며 가계약 내용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종합평가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일정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후보기종인 유로파이터(EADS), F-15SE(보잉), F-35A(록히드마틴)가 모두 가계약을 체결할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예산에 맞춰 제안서를 제출한 기종은 미국 보잉의 F-15SE가 유일하다. 방사청은 FX사업의 기종 선정을 위해 앞으로 예산을 증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이 때문에 예산 8조3000억원에 제안서를 제출하지 못한 EADS와 록히드마틴이 가계약부터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서류를 제출해 가계약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약을 체결한 기종은 이후에 방사청 감사관실 인력으로 검증위원회를 꾸려 '재검'을 받고 종합평가를 받게 된다. 가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업체는 종합평가에서도 제외된다. 종합평가는 비용 30%, 성능 33.61%, 운용적합성 17.98%, 경제적ㆍ기술적 편익 18.41% 등 4가지 요소를 모두 따진다. 종합평가는 당초 다음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음 달에나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방사청은 종합평가를 위해 군 안팎의 전문가 70여명의 명단작성을 마쳤다. 종합평가가 시작되는 전날에 30명에게만 평가위원 통보를 할 예정이다. 평가위원들은 서울시 내 합숙시설에서 1주일가량 묵으며 종합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위원들은 종합평가 기간에 노트북, 휴대폰, 인터넷, 카메라 등을 사용할 수 없으며 외부와 차단된다.
문제는 가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종합평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경우 '예산에 맞추다 보니 성능을 무시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진행해 온 입찰 절차를 원점으로 돌리고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사청에서는 재검토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원점 재검토로 가면 1~2년 이상 사업 지연에 따른 공군전력 공백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지금까지 입찰에 참여해 온 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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