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ㆍ기아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며 생산차질 규모가 이틀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4185대를 만들지 못해 총 856억원의 생산차질을 입었다. 기아차 또한 이날 노조가 각 공장에서 조별 2시간,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개시하며 224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 양사의 생산차질 규모를 합하면 1080억원에 달한다.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오는 22일은 정상 조업키로 했다. 이어 23일에 그룹사 노조 수석단 회의를 열어 함께 파업 수위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사내아래도급의 정규직화, 상여금 800%(현 750%), 전년도 순수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정년 61세 연장 등 사측과 이견이 커 추후 교섭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더욱이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내달 노조 집행부의 선거가 예정돼있어, 노조 내부에서도 각 현장조직 간 선명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역대 최대 생산차질을 기록했던 전년에 달하는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통해 "내일(22일) 교섭에서 (회사가)조합원을 또다시 실망시키면 더 큰 파국에 직면할 것"이라며 "16일 만에 재개하는 교섭이 투쟁 확대냐, 평화적 교섭의 연장이냐를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사측을 압박했다.
또한 "교섭에서 회사는 조합원이 납득할 수준의 일괄제시안을 내놔야 한다"며 "사측의 태도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노조는 조합원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사측은 "180개 조항에 이르는 방대한 노조 요구안에 대해 제대로 의견접근을 보기도 전에 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심도 깊은 논의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설립 이후 파업에 따른 누적 생산차질은 현대차(1987~2012년)가 13조3730억원, 기아차(1991~2012년)가 7조4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