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중간계층 근로자의 이유있는 조세저항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충무로에서]중간계층 근로자의 이유있는 조세저항
AD

박근혜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재검토에 들어갔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방식으로 세율 인상이 없는 세수 증대를 꾀해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중간계층 근로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대통령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중간계층 근로자들이 조세저항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상대적 박탈감이다. 자신들보다 소득이 많은 고소득 근로자나 자영업자, 재벌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은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이다. 이런 조세저항을 해결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첫째, 고소득 근로자와 자영사업자의 세금 부담을 높여야 한다. 현행 세법상 소득 3억원 이상에 38% 세율이 적용되는데 우리가 복지 모델로 삼는 유럽연합(EU) 국가와 비교하면 한참 낮다. 5억원 이상에 45% 정도를 적용하는 세율 인상이 필요하다. 현재 35%가 적용되는 8800만~3억원 구간도 적절히 나눠 35%와 40% 정도의 세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법인기업의 세율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법인기업의 경우 2억원의 이익까지는 10%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세율 15%에 못 미친다. 더구나 개인기업에 대해선 35% 세율이 적용된다. 법인이냐 개인기업이냐에 따라 25%포인트의 세율 차이가 있다. 법인의 이익이 많으면 배당으로 이어져 소득세가 더 걷힌다지만 주식이 고루 분포돼 있는 경우나 그렇다. 우리나라처럼 주주 대부분이 친족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는 외형만 법인기업이지 실제는 개인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따라서 2억원 이하 법인소득에 대한 10% 세율은 인상돼야 마땅하다. 아울러 재벌기업의 내부자 간 거래나 탈세 행위에 대해 보다 엄하게 감시하는 제도 마련도 요구된다.

셋째, 과세 기반 확충이다. 요즘 다시 논란인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명의를 빌려 준 자나 명의를 빌린 자 모두 처벌하는 규정 마련과 함께 명의를 빌린 자의 반환청구를 불가능하게 하고, 명의를 빌려 준 자에 대해서는 입금된 돈에 대해 증여추정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무거운 증여세를 과세토록 해야 한다.


넷째, 복지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조달 계획을 내놔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5년 임기 동안 필요한 135조원의 복지예산 중 55조원을 세법 개정이나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조달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세법개정안을 보면 연간 2조5000억원, 5년 동안 12조원 정도의 세수 증가에 그친다. 나머지 43조원은 어디서 누구에게 조달할 것인가? 사실 중간계층 근로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경험상 세입이 부족하면 결국 유리지갑인 근로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법 개정은 국가의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판단하고 평가돼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복지 공약 자체를 탓할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빚을 얻어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일반 가정도 수입이 감소하면 지출을 줄인다. 지출을 못 줄이면 부업이라도 해 수입을 늘려야 한다. 국가예산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세입 증대가 어렵다면 과감하게 복지예산이나 다른 정부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남유럽과 같은 재정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다.


근로자들의 조세저항은 자신들이 당장 부담할 10여만원이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다. 세 부담이 불공평하고 정부의 재정관리에 대한 비전을 볼 수 없는 실망감이 더 커 보인다. 필자도 증세론자는 아니지만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는 필요하다고 본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과 증세는 다르다는 궤변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복지 공약을 실현하는 데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솔직히 고백하라.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