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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뛰는데, 노조에 묶인 현대차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본 도요타가 올해 사상 최초로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할 전망이다. 주요 시장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고효율 체제가 자리 잡은 일본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연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다.


반면 세계 시장에서 도요타와 직접적으로 경쟁 중인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올 초 노조의 주말특근거부에 파업 수순이 이어지며 국내 공장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당장 '노조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8일 도요타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그룹은 다이하츠 공업과 히야 자동차를 포함한 올해 글로벌 생산목표를 연초 계획한 994만대에서 1012만대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도요타그룹의 생산규모가 1000만대를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는 일본 자동차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며 내수 판매가 10만대 가량 늘어나고 엔화약세로 미국, 중국 동 등 주요 시장의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엔고 시기에 고효율 체제로 개편한 일본 내 공장의 생산량을 25만대 늘린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1000만대 생산은 사상 최초"라며 "부품 제조사를 포함해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고용 증가 등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시장에서 도요타와 경쟁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노조 리스크'에 당장 하반기 경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3~5월 지속된 노조의 주말특근거부로 8만대를 웃도는 생산차질을 입은 데다, 지난 6일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내주 이후부터 본격적인 파업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측은 이에 따른 생산감소와 고객피해 등 경영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인 협력사들 역시 불똥이 불가피하다. 박한우 기아차 부사장은 지난달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올 하반기 실적 변수로 노조를 꼽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생산목표는 741만대로 이중 국내 생산 비중은 46.6%에 달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 주말특근 차질 등으로 인해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공장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7.1%, 3.9% 감소한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이 같은 국내 공장 가동률 저하로 매출 대비 원가 비율이 전년 상반기 76.1%에서 올 상반기 77.5%로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는 그대로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노조 리스크 등으로 국내 공장의 경쟁력이 일본 도요타 대비 떨어진다는 사실은 현대ㆍ기아차의 오랜 숙제로 꼽힌다.


도요타는 오랜 엔고시기에 현지 공장의 효율화를 추진해왔다. 여기에는 50여년간 무분규로 사측과 발걸음을 함께 해 온 노조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 1950년대 초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도요타는 1962년 상호신뢰, 회사발전, 자동차산업발전을 축으로 한 3대 노사선언 이후 파업이 없었다. 이는 도요타가 위기를 딛고 다시 글로벌 톱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ㆍ기아차가 노조 출범 이후 각 네 차례, 두 차례를 제외하고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치르고 있는 점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은 그대로 올해 실적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87.8%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였으나,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각각 5.2%, 8.5% 감소했다.


또한 대표시장인 미국에서 지난달 도요타의 판매증가율은 17.3%였던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4.5%에 그쳤다. 누적 기준으로는 도요타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7.5% 늘어난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소폭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최근 원화 강세, 내수 부진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처해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도요타 등에 대응해 노사가 합심해 경영목표를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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